취임 후 인력 40% 감축 등 무리한 구조조정 ‘내홍’ 속에도 비용절감 효과 없어
영화 ‘645’ 성공에 100억원대 벌어들인 영화배급 중단 및 청춘시대TV 매각 후 실적폭락
[파이낸셜리뷰=최용운 기자] 홈초이스의 최근 실적하락의 원인이 업계 전반의 침체와는 무관하게 김태율 대표의 경영실책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다.
지난 2022년 3월 김 대표가 취임한 후 무리한 구조조정으로 인력을 대폭 감축하는 한편 알짜사업을 ‘일방적으로’ 정리하면서 지난해 큰 폭의 매출 및 이익하락을 촉발한 원인이 됐기 때문이다.
29일 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홈초이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김태율 대표가 취임한 2022년 대비 무려 38.1% 폭락한 410억2600만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도 89.2%나 감소해 4억200만원을 벌어들이는 데 그쳤다.
최근 케이블방송업계가 전반적으로 위축됐지만 홈초이스의 실적하락은 눈에 띄는 대목이 여럿 감지됐다. 김태율 대표가 취임한 직후 일어난 일련의 사태가 이 회사의 실적하락을 촉발한 원인으로 꼽힌다.
노조위원장 출신 김 대표, 취임 직후 임직원 40% 줄였지만 비용절감 효과 없어
김 대표는 취임 첫해에 가장 쉽게 선택할 수 있는 비용절감 방안인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김 대표는 전 직장에서 노조위원장을 역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 취임 전인 2022년 1월 홈초이스의 임직원은 49명이었으나 1년 뒤인 2023년 1월에는 30명으로 줄었다. 1년 만에 무려 38.7%에 해당하는 19명이나 내보낸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매각한 사업부의 인원도 포함된다. 다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현재는 11명이 늘어난 41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렇게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음에도 별다른 효과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인건비는 약 6억원 줄었으나 다른 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홈초이스의 판매관리비는 ▲2021년 78억3900만원 ▲2022년 91억5200만원 ▲2023년 74억5600만원으로 나타났다. 2021년 대비 지난해 판관비는 3억8000만원 줄어든 것에 그쳤다. 김 대표가 취임한 2022년에는 오히려 13억원 이상 증가했는데, 광고선전비가 무려 11억원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홈초이스의 인건비+복리후생비는 ▲2021년 35억7400만원 ▲2022년 31억8900만원 ▲2023년 29억8000만원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무리한 구조조정이 조직내부의 활력을 떨어트리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노조위원장 출신 대표이사가 단행한 개혁이 인력 구조조정을 통한 조직축소라는 점이 놀랍다”면서 “경영자들이 쉽게 선택할 수 있는 비용절감 방안이지만 보이지 않는 조직전체의 활력감소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홈초이스 관계자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당사는 케이블방송사업자에게 VOD를 판매가 실적의 거의 대부분이라 케이블업계 불황으로 매출이 줄어든 것”이라면서 “업계가 어렵고 회사생활이 힘든 것 등 개인적인 이유로 이직해 인력이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의 경영능력에 대한 논란의 중심에는 ‘아픈 손가락’인 영화배급사업이 있다. 2015년 출범한 영화배급팀(현재는 콘텐츠사업팀)이 배급한 영화 ‘645’가 소위 대박을 터트리며 지난해에 100억대 이상 회사매출 상승에 기여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수익성을 이유로 영화배급은 중단하고 2019년 개국한 ‘청년시대TV’를 매각해 정리했다. 이는 매출에 그대로 반영돼 이듬해 실적이 폭락하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홈초이스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특수관계자를 통한 매출액은 ▲2021년 505억5200만원 ▲2022년 417억4300만원 ▲2023년 324억8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회사의 특수관계자들은 LG헬로비전, 딜라이브, SK브로드밴드, HCN, CMB 등 주주사와 케이블방송사업자들로 홈초이스는 이들을 통해 방송서비스·광고·채널매출을 올리고 있다. 영화배급을 통한 매출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특수관계를 통한 매출을 제외한 일반매출은 ▲2021년 61억1900만원 ▲2022년 244억9100만원 ▲2023년 85억4400만원으로 최근 3년 중 2022년만 크게 증가했다.
2021년 대비 2022년에 늘어난 금액은 183억7200만원으로 여기에 영화배급 관련 매출이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같은 해 홈초이스는 투자수익배분으로 30억4500만원을 지급했다고 회계상 비용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배급사인 홈초이스가 적어도 100억 이상 매출을 올린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2022년 홈초이스의 감사보고서에는 무형자산처분이익으로 8억1700만원을 인식하고 있다. 이는 청춘시대TV 사업을 매각한 대가로 추정된다.
홈초이스 관계자는 “영화배급은 중단한 것이 아니고 기존의 배급은 유지하면서 추가 배급을 하지 않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케이블방송 등 관련업계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홈초이스의 최근 실적하락은 유난히 눈에 띈다”면서 “구조조정으로 인한 조직내부 균열과 매출·이익하락 등은 대표이사가 무리수를 둔 ‘경영실패’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