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밥캣, 삼성바이오로직스, 넷마블 등 줄줄이 출사표
[파이낸셜리뷰=박대용 기자] 짧게는 5일 길게는 9일, 올해 추석 연휴가 유난히 길게만 느껴지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주식시장에서 매일매일 주식을 사고파는 일명 '데이트레이딩(Day Trading)'은 하지 않고 오로지 IPO(공모시장)의 일정만 체크해 공모에 참여, 목표한 일정 수익이 오르면 바로 매도해 야무지게 수익을 챙긴다.
올해 상반기 호텔롯데 상장이 무산되고 최근 IPO의 연이은 흥행실패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남은 IPO대상 기업들이 얼어붙은 투자 심리를 회복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된 기업은 11개, 코스닥 상장사는 33개다.
일반적으로 IPO는 연말로 가까워질수록 쏠림 현상이 심화되는데, 특히 올해 하반기는 조(兆) 단위 대어급 기업들이 몰려 있다는 점에서 IPO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추석 연휴 이후 대어급 기업 가운데 두산밥캣이 첫 스타트를 끊는다. 두산밥캣은 지난 8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절차에 들어갔으며, 총 공모규모는 2조원대로 투자업계(IB)는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올해 IPO 최대어인 삼성바이로직스의 공모규모는 3조원 규모로 투자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소형급 기업들의 총 공모규모도 3조~4조원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조~2조 규모가 예상되는 게임업체 넷마블의 연내 상장여부도 주목된다.
최종경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신규상장이 집중되는 시장 구조를 감안할 때 훌륭한 성적표를 보여준 작년 수준 대비 초과 달성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어급 기업들에 쏠린 시장의 틈새를 노리는 알짜 기업들도 증권시장 입성을 단계적으로 조용히 준비 중이다.
이 가운데 투자업계는 오는 21일~22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실시하는 화승엔터프라이즈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아디다스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회사 가운데 점유율 2위(12%) 기업이다.
뿐만 아니라 무선통신 시험인증 전문기업 에이치시티와 소셜게임업체 미투온 등도 다음달 상장을 앞두고 있다.
외국계 기업들도 속속 이름을 올리고 있다. 미국의 화장품 연구개발·생산 전문 기업인 잉글우드랩은 이달말 수요 예측을 거쳐 다음달 중순 상장 예정이다.
이어 중국 기업인 오가닉티코스메틱스홀딩스 등도 코스닥 상장에 9부 능선을 넘었으며, 베트남 침구 1위 업체인 에버피아도 코스닥 시장 상장을 추진 중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IPO 시장은 바이오 또는 내수 업체들이 주를 이뤘다면 하반기는 화장품 반도체 부품 패션 모바일 등 업종이 다양해졌고 해외 기업들이 많은 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상반기 수익률 측면에서 부진했던 공모주들과 달리 하반기 기대주들은 반전을 꾀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준 코스피 새내기주의 공모가 대비 평균 수익률은 -5.41%로 집계됐다.
해태제과와 용평리조트는 공모가 대비 주가가 각각 35.76%, 24.43% 상승한 반면 두올(-37.18%), 대림씨엔에스(-30.87%)는 30%이상 주가가 하락하며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이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우량기업이라고 예상되더라도 적절한 밸류에이션에서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공모가 거품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에 상장한 공모주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사례가 적지 않아 공모주 시장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라며 “두산밥캣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흥행 여부가 전체 공모주 시장 인기의 부활 여부를 알수 있게 해주는 ‘키 인디케이터’가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공모주 투자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미래 성장성이 높은 기업인지를 잘 확인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며 “비교 기업의 밸류에이션을 참고해 공모가를 산정하게 되는데 적절한 기업을 비교 대상으로 삼았는지 눈여겨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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