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라시 압박받은 전병헌, 결국 사퇴
당·청 냉담 반응에 거취 결정한 듯
2018-11-16 이성민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한국e스포츠협회의 자금 유용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 소환 조사를 앞둔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16일 수석직에서 물러났다.
전날(15일)까지만 해도 “사실규명도 없이 사퇴부터 해야 하는 풍토가 옳은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고 말했던 전 수석이 하룻만에 사퇴한 것은 청와대의 냉담한 반응, 심지어 여당 내 입장도 ‘사퇴’로 기울면서 거취를 결정하기에 이른 것으로 해석된다.
전 수석은 춘추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16일)대통령님께 사의를 표명했다”며 “길지 않은 시간 동안이지만 정무수석으로서 최선의 노력으로 대통령님을 보좌하려 했는데 결과적으로 누를 끼치게 되어 너무나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전 수석은 이어 “그저 한결같이 국민만 보고 가시는 대통령께 제가 누가 될 수 없어 정무수석의 직을 내려 놓는다”며 “국민께서 문재인 정부를 끝까지 지켜주실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전 수석은 “제 과거 비서들의 일탈행위에 대해 다시 한 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저는 지금까지 사회에 만연했던 게임산업에 대한 부당한 오해와 편견을 불식시키고 e스포츠를 지원·육성하는데 사심없는 노력을 해왔을 뿐 그 어떤 불법행위에도 관여한 바가 없음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전 수석은 그러면서 “언제든 진실규명에 적극 나서겠다”며 “불필요한 논란과 억측이 해소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당초 오전 전 수석의 사퇴 입장문으로 보이는 ‘지라시’가 돌았으며, 실제 전수석의 입장 발표와 거의 동일했다. 다만, “언제든 검찰에 나가 소명하겠다”는 부분은 “진실규명에 적극 나서겠다”는 표현으로 바뀌었다.
침통한 표정의 전 수석은 마이크 앞에서 20초가량 말문을 열지 못하다가 준비해온 회견문을 1분 30초 정도 읽고서 질문을 일절 받지 않고 회견을 마쳤다. 그는 “수고들 하세요”라는 한마디만 남긴 채 타고 온 검은색 카니발 차를 타고 춘추관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