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孝박사 조은섭의 사색] 우리가 사는 동안에

2017-09-27     파이낸셜리뷰
바람이 부는 것은 누군가를 갈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너에게, 혹은 네가 나에게 보내는 바람엔 향기가 묻어 있다. 삶이란게 그렇습니다. 기쁨보단 슬픔이 더 많지요. 또한 사람이란 것도 그렇습니다. 같은 양이라 할지라도 기쁨보단 슬픔을 더욱 깊게 느끼지요. 뿐만 아니라 기쁨은 순간적이지만 슬픔은 그렇지 않습니다. 슬픔의 여운은 기쁨의 그것보다 훨씬 오래인 것입니다. 왜겠습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전 그 해답을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전 이제는 그 까닭을 알 수 있게 되었지요. 비바람을 거친 나무가 더욱 의연하듯 사람도 슬픔 속에서 더욱 단련되어지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사랑이라는 것도 그렇습니다. 헤세가 얘기했듯이 사랑이라는 것은 우리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고뇌와 인내에서 얼마만큼 견딜 수 있는가를 보이기 위해서 있는 것이었습니다. 언제나 극한 상황이었습니다. 언제나 다만 스치고 지나간 뒤에야 "그것이 내 삶의 한 부분이었구나!"하는 사실을 깨달을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점차 재밌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글쎄...재밌다니? 눈살을 찌푸릴 분도 있겠지만 삶이란, 전 한번 살아 볼만하다고 생각 했습니다.
언제나 극한 상황이었고 언제나 최악이었지만 삶이란 어차피 곡예라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그만큼 진지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겁니다. 그리하여 그는 쓸쓸하거나 외롭지 않을 수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늘 혼자임을 알고 있었기에 모두들 스치고 지나간 뒤에도 이 글을 읽는 당신도 그러길 바랍니다. 출처= 이정하 '우리 사는 동안에'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