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TC '엄포'에 삼성·LG 세탁기 수출 ‘반토막’ 우려
2018-11-22 전민수 기자
[파이낸셜리뷰=전민수 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22일 앞으로 3년 동안 연간 120만대를 초과하는 세탁기 수입물량에 50% 관세를 추가 부과하는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권고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對美 최대 수출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 수출이 반토막이 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으로 수출하는 세탁기 물량은 연간 230만대 규모다. 이는 지난해 기준 10억달러(약 1조1400억원) 수준이다.
미국 내 세탁기시장 점유율은 월풀이 38%로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으며, 삼성전자 16%, LG전자 13%로 뒤를 잇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미국 수출물량은 120만대, LG전자가 110만대 가량으로 추정된다.
만약 이번 ITC 권고안이 최종 확정될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 양사의 기존 수출물량 가운데 절반 수준인 연간 100만대 가량에 50% 수준의 관세가 부과될 전망이다. 미국 내 행정절차를 감안할 때 세이프가드는 내년 2월경 발동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미국 내에서 직접 생산해 판매하는 세탁기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경우 세탁기를 베트남과 태국 등 해외공장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한미 FTA 수혜를 보지 못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카운티에 건설하고 있는 가전공장 완공을 내년 초로 앞당겨 매출 피해를 최소화 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LG전자의 경우 베트남과 태국 등 해외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세탁기 80여만대 가운데 일부가 세이프가드 대상이 된다.
LG전자 관계자는 “당초 2019년 1분기로 예정된 미국 테네시주 세탁기 공장 완공 시점을 내년 하반기로 6개월가량 앞당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 FTA에 따라 세이프가드 대상에서 제외되는 창원공장 수출물량을 늘리는 방안은 생산능력을 감안해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