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왜 거래소는 현대산업개발에 조회공시를 요구했을까?

2018-11-29     윤인주 기자
[파이낸셜리뷰=윤인주 기자] 한국거래소 현대산업개발에 풍문 또는 보도 관련 조회공시를 요구해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29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지난 28일 현대산업개발에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한 기업분할 추진설’이 사실인지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날 현대산업개발은 항간에 떠도는 지주사 전환을 위한 기업분할 추진설에 대해 ‘검토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편 여부 및 관련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구체적인 사항은 확정된 바 없다”면서도 “앞으로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되면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설명했다. 부연하면 현대산업개발의 답변으로 추정해볼 때 현대산업개발은 지주회사체제 전환을 곧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이 다음달 5일 이사회를 열고 현대산업개발을 기업분할하는 방안을 결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주주들이 기존 지분율대로 새 회사의 주식을 얻게 되는 인적분할 방식으로 기업분할이 추진될 것으로 유력해 보인다”고 조심스레 내다봤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은 13.3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해도 18.56%에 불과해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는 어려울 전망이다. 미국계 자산운용회사인 템플턴자산운용은 지난 2012년에 현대산업개발 지분을 20.05% 확보해 정 회장을 최대주주에서 끌어내리기도 했다. 때문에 정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가 현대산업개발 지배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기존 기업들의 지주사 전환 형태를 살펴보면 통상적으로 인적분할을 통해 기업을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고 투자회사를 지주회사로 삼는 구조를 택하게 된다. 현대산업개발도 이 방법을 선택할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중론이다. 이 같은 시장의 추정은 그동안 현대산업개발의 움직임에서 자연스럽게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현대산업개발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지속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며 총 350만주를 사들였다. 이는 금액으로 환산하면 1539억원 규모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180만주였던 자사주가 올해 530만주까지 증가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현행 상법상 자사주는 의결권은 없지만 회사가 인적분할을 하면 사업회사의 의결권이 있는 지분으로 부활하게 된다”며 “때문에 인적분할 과정에서 자사주를 활용해 지배력을 공고해지게 된다”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할 경우 정 회장의 경영권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자사주 활용이 필수적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