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왜 약국체인 CVS는 보험사 '애트나'를 인수했나?
2018-12-04 박대용 기자
[파이낸셜리뷰=박대용 기자] 미국의 최대 약국 체인 기업인 CVS가 보험회사인 애트나(Aetna)를 690억달러(약 75조원)에 인수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3일(현지시각) 뉴욕타임즈는 이 같이 보도하면서, 이번 M&A(인수합병)는 올해 들어 이뤄진 동종업계 거래 가운데 가장 큰 규모라고 전했다.
애트나는 미국의 의료 보험 회사로, 사업은 다각화돼 있다. 전통적인 소비자 주도형 의료보험 상품 뿐만 아니라 의료, 제약, 치의료, 정신건강, 그룹형 보험(group life), 장기 의료보험, 장애자 보험 등 관련 서비스들을 제공한다.
CVS는 애트나가 환자에게 직접 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약국과 진료소를 운영한다. 합병된 회사는 원스톱(One-stop) 의료서비스를 보다 더 잘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일부 분석가들은 고객들의 선택이 제한될 것을 우려한다. 애트나의 보험가입자가 치료를 위해 CVS를 반드시 가야만 한다는 문제점이 제기된다.
이번 합병을 통해 양사는 CVS가 소유한 1만여개의 약국과 의원의 위치를 지역 기반 병원으로 바꾸는 것이 환자에게 훨씬 저렴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합병에 대해 약국 유통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아마존을 견제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아마존은 지난 10월 미국 12개주에서 약국면허를 취득했다. 현재 미국에서도 우리나라와 같이 처방약은 의사가 처방하면 소비자가 직접 약국에서 약을 받아간다.
아마존이 처방약 시장에 진출하면 처방약을 구매할 때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것은 기존과 동일하지만 의사가 처방전을 아마존에 전송하면, 아마존이 소비자에게 약을 배달해준다. CVS헬스와 같은 매장에 갈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약국 유통 시장에 진출하면 기존 약국체인들은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일반의약품보다 가격이 비싸 시장 규모도 큰 처방약 시장에서의 경쟁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래리 메를로 CVS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합병은 간호사, 약사 등이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에 대해 상담하거나 진단할 때 필요한 의료전달 체계를 새롭게 확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메를로 CEO는 “우리는 이를 통해 적은 비용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