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은 그대로 근로시간은 단축"...정용진 號 신세계, 주 35시간제 도입
2018-12-08 이영선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영선 기자] 신세계그룹이 임금을 내리지 않고 근로시간을 단축하기로 했다. 국내 대기업 최초로 주 35시간제를 도입해 내년부터 전격 실행한다.
하루 8시간 근무에서 7시간으로 전환해 일-가정 양립은 물론 휴식이 있는 삶을 자사 계열사 모든 직원이 누리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내년 1월부터 근로시간을 단축해 주 35시간 근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의 법정 근로시간은 주 40시간으로, 주 35시간 근무는 유럽 등 해외 선진기업에서나 볼 수 있는 근무형태이다.
신세계그룹의 주 35시간 근무제는 대한민국 대기업 최초로 유통업계는 물론 국내 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OECD에 따르면 대한민국 연간 근로시간은 2113시간으로 OECD 회원국 가운데 두 번째로 길다.
주 35시간 근로제가 시행되면 신세계 임직원은 하루 7시간을 근무해 오전 9시 출근해 오후 5시 퇴근하는 '9-to-5제'가 적용된다.
업무 특성에 따라 8시 출근 후 4시 퇴근, 10시 출근 후 6시 퇴근 등으로 유연 적용도 가능하다. 점포의 경우 근무스케줄을 조정해 전 직원 근로시간이 1시간씩 단축된다.
장시간 근로와 과로사회로 대표되는 대한민국 근로 문화를 획기적으로 혁신해 임직원들에게는 '휴식이 있는 삶'과 '일과 삶의 균형'을 과감히 제공해 선진 근로 문화를 구현하고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이는 쉴 때는 제대로 쉬고 일할 때는 더 집중력을 갖고 일하는 기업문화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또 다른 특징은 임금 하락이 없다는 것이다. 근로시간을 단축하면서도 기존 임금을 그대로 유지함은 물론, 이에 더해 매년 정기적으로 시행되는 임금인상 역시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다.
국내 대다수의 기업들이 근로시간 단축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임금 하락 이슈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해 섣불리 시행하지 못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신세계는 근로시간이 단축되더라도 임금이 오히려 증가되는 매우 파격적인 변화를 단행한 셈이다.
신세계그룹은 근로시간이 단축되는 만큼 선진 근무문화를 구축해 업무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킬 계획이다. 임직원들도 업무에 더욱 몰입하고 생산성을 크게 높이는 근무문화 구축에 자발적으로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번 근로시간 단축은 2년 전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해온 장기 프로젝트 결과물"이라며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장시간 근로문화를 개선해 임직원들에게 '휴식 있는 삶'과 '일과 삶의 균형'을 제공하고, 선진 근로문화를 정착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