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코오롱 이웅열 회장은 왜 계열사 지분 정리에 나선걸까?
2018-12-08 박대용 기자
[파이낸셜리뷰=박대용 기자] 코오롱그룹의 이웅열 회장이 계열사 지분 정리를 진행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련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8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이 회장은 현물출자 방식으로 123억원 규모의 코오롱에코원 지분 18.20%(18만6916주)를 취득했다.
코오롱에코원은 코오롱(지분 81.48%)이 최대 주주이며, 이번 결정에 따라 이 회장이 2대 주주에 등극했다.
코오롱에코원은 지난 2015년 12월 코오롱워터앤에너지에서 인적 분할해 출범한 업체로 수처리플랜트 등 환경오염방지 및 신재생에너지 관련설비 등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이 회장은 코오롱에코원의 지분을 취득하는 대신 코오롱에코원의 자회사인 코오롱이엔지니어링과 코오롱환경서비스의 지분을 코오롱에코원에 현물출자 했다.
앞서 지난 1일 이 회장은 코오롱이엔지니어링 지분 79.51%(15만9025주)와 코오롱환경서비스 지분 40.0%(26만8000주)를 코오롱에코원에 양도했다.
기존 미래 환경사업을 담당하는 코오롱 그룹의 지배구조는 이 회장이 코오롱이엔지니어링과 코오롱환경서비스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구조였다.
하지만 이번 이 회장의 지분 정리에 따라 지분구조는 이 회장→코오롱에코원→코오롱이엔지니어링·코오롱환경서비스 등으로 이어지는 형태로 재편됐다.
코오롱이엔지니어링은 초순수 제조, 정수처리시설 및 설계 시공 등의 사업을 하고 있으며, 코오롱환경서비스는 폐기물처리시설의 설치·운영, 하수도시설관리 업무, 소음·진동방지시설업, 수질 및 대기오염방지시설업 등 환경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지분 정리를 통해 코오롱그룹은 환경 사업을 강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오너를 제외하고 사업간 연관성이 있는 코오롱에코원이 코오롱이엔지니어링과 코오롱환경서비스를 지배하게 되면서 각 사업의 시너지 효과가 배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이번 지분 정리에 대해 일감 몰아주기 감시망을 벗어나기 위한 결정이 아닌가 하고 관련업계에서는 조심스럽게 해석하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 관련법에 따르면 대규모 기업집단 계열사 중 총수 일가 보유 지분이 상장사 30%, 비상장사 20%를 넘는 회사 가운데 내부거래 규모가 200억원 이상이거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 이상일 경우 규제를 하고 있다.
코오롱이엔지니어링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5년 기준 3%에 불과하나, 코오롱환경서비스는 28.5%를 차지하고 있어 규제 대상에 해당된다. 하지만 이번 이 회장의 지분 정리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의 지분 취득 및 처분은 지분 교통정리로 보면 된다”며 “관련 사업을 강화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