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양약품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추적 임상서 유효성·안전성 입증
2018-12-11 전민수 기자
[파이낸셜리뷰=전민수 기자] 일양약품의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가 3년 간의 장기 추적 임상을 통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양약품이 자체 개발한 아시아 최초 백혈병 신약 '슈펙트(성분명 라도티닙·국산 18호 신약)'의 1차 치료제로서 임상 3상시험 결과를 지난 9일부터 나흘 간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제59차 미국혈액학회(ASH)에서 공개했다.
학회에서 도영록 계명대 동산의료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처음 진단된 '만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슈펙트의 36개월(3년) 장기 유효성 및 안전성 추적 임상 3상 결과를 10일(현지시각) ASH에서 구연으로 발표했다.
임상 3상 결과에 따르면 최소 36개월까지 라도티닙 300㎎을 1일 2회 요법으로 치료받은 환자들의 '주요 유전자 반응(MMR, BCR-ABL1 ≤ 0.1%)'을 달성한 환자가 75%였다.
이는 '이매티닙' 400㎎을 1일 1회 요법으로 치료 받은 환자들(54%, P < 0.0076)보다 통계학적으로 유의하게 더 많은 주요 유전자 반응을 획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매티닙은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의 백혈병 신약 '글리벡'의 주성분이다.
만성 골수성 백혈병은 ‘필라델피아 염색체 유전자(BCR-ABL1)’ 이상에 따른 암 단백질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유병률이 인구 10만명당 1~2명꼴 정도다.
이 병은 15년 전까지만 해도 죽음에 이르는 병이었지만, 노바티스가 지난 2000년 '기적의 항암제'로 불리는 글리벡을 개발하면서 약물 치료로 평생 관리가 가능하게 됐다.
특히, 최신 임상에서 만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에서 약물 치료를 중단하더라도 재발 없이 안정적인 상태가 유지되는 '기능적 완치'라는 개념이 대두되고 있어 의료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만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에서 투약 중단의 가능성을 평가할 수 있는 '깊은 유전자 반응(MR4.5, BCR-ABL1 ≤ 0.0032%)의 경우 라도티닙 치료 환자들이 43%를 획득한 반면, 이매티닙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28%에 불과했다.
MR4.5는 백혈병 암 유전자가 0.0032% 이하로 검사상 유전자가 보이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이에 따라 MR4.5에 도달하고 일정 기간동안 반응이 유지될 경우 약물 치료를 중단하고도 만성 골수성 백혈병을 관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울러 슈펙트는 장기간의 투여에서도 새로운 심각한 이상반응이 발견되지 않았다. 특히, 2세대 약물들에서 장기간의 안전성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이상반응들이 아직까지 보고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슈펙트의 우수한 효능을 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기능적 완치에 대한 가능성까지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슈펙트는 만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해줄 수 있을 뿐더러 우수한 효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신약으로의 성공 가능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