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신세계 주 35시간 전환에 일단 ‘환영’
민주 “국정과제 실현” 바른 “신선한 충격이지만…”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신세계그룹이 내년 1월부터 모든 계열사의 노동시간을 주당 35시간 체제로 전환하기로 한 것에 대해 정치권은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현재 법정 근로시간은 주 40시간이다.
신세계측은 지난 8일 “장시간 근로와 과로 사회로 대표되는 대한민국 근로문화를 획기적으로 혁신해 ‘휴식이 있는 삶’과 ‘일과 삶 균형’을 과감히 제공하고자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집권여당은 당장 환영 의사를 밝혔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1일 “신세계가 법정근로시간 주당 40시간 보다도 적은 소정 근로시간을 임금 삭감없이 시행하겠다고 밝힌 것은,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새 정부 국정과제의 실현과 노동자에게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하기 위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신세계의 이번 조치는 동종 유통업계는 물론 산업 전반에서 근로시간 단축 논의에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면서 “우리 국회에서 근로시간 단축 입법 논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신세계처럼 영향력이 큰 대기업이 자율적 시행 방침을 밝힘으로서 논의 과정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긍정적 평가를 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도 일단은 “아주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근로시간 단축 법제화는 신중하게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유 대표는 “바른정당은 세계에서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로 긴 우리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은 단축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는 점을 지난 대선 때 분명히 말씀드렸고, 그 공약은 지켜나갈 것”이라면서도 “다만 급격한 단축이 가져올 부담에 대해서 단계적이고 신중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도 분명히 인식을 갖고 있다”고 했다.
유 대표는 “국회가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서 여야가 어떻게 책임감 있는 개혁을 해나가느냐가 굉장히 초미의 관심사가 돼 있다”며 “이 문제에 대해선 정말 단계적으로 실현 가능하도록 그런 방안을 국회가 합의해서 법 개정에 반영하길 촉구한다”고 했다.
한편 현행 근로기준법은 주당 노동시간을 최당 68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 법정노동시간 주당 40시간에 연장노동 12시간, 휴일노동 16시간을 합친 수치다. 일주일을 토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한 5일로 계산, 휴일을 노동시간에서 제외하고 연장근무에도 포함하지 않아 8시간씩 노동이 가능하다는 해석이다.
국회에선 휴일에 근무하는 것을 연장노동에 포함하는 방식으로 주 52시간 근무를 도입하는 방안이 논의됐지만, 휴일근로에 통상임금 200%를 지급하는 내용이 논란이 돼 본회의 문턱을 넘어서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