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화학부문 중심으로 남방정책 확대 나서

2018-12-21     이영선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영선 기자] 롯데그룹은 지난 20일 인도네시아 ABS(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 Acrylonitrile-Butadiene-Styrene) 생산업체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롯데의 화학 계열사인 롯데첨단소재는 인도네시아의 PT. 아르베스티린도(PT. ArbeStyrindo) 및 PT ABS인더스트리(PT ABS Industri Indonesia)의 지분 100%에 대한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는 인도네시아 유일의 ABS 생산업체로 연간 4만톤의 ABS 중합 및 컴파운딩 제품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1995년부터 공장 가동을 시작했으나 경영 악화로 지난해 10월부터 공장 가동을 멈춘 상태다. 롯데첨단소재는 회사 인수 후 약 1년 동안 가동 정상화 및 추가 투자 등을 통해 현재의 생산능력을 약 7만 3천톤 규모로 증설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로 오는 2019년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하여, 매출액 2천억원, 영업이익 150억원 규모의 회사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ABS는 가전제품, OA기기 및 자동차의 소재로 사용되는 합성수지 제품으로, 소득 수준이 증가하고 있는 중국, 동남아시아 등 신흥개발국가에서 지속적인 수요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국내 여수에 연산 67만톤의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첨단소재는 현재 생산규모 기준으로 ABS 분야 글로벌 5위에 해당하며, 향후 추가 증설을 통해 연산 100만톤 이상 규모의 세계 4위 업체로 도약해 주주가치를 한층 향상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인수한 PT. 아르베스티린도 등의 공장이 위치하고 있는 반텐(Banten)주는 롯데케미칼타이탄이 약 4조원 규모의 유화단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지난 2010년 롯데케미칼이 인수해 운영해 오고 있는 롯데케미칼타이탄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회사인 KS(Krakatau Steel)가 소유한 타이탄 인도네시아 공장 인근 부지에 대한 부지사용권한을 매입하여 올해 토지 등기 이전을 완료했다. 에틸렌을 생산하는 NCC를 포함한 대규모 유화단지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연계해 롯데첨단소재 역시 오는 2022년경 30만톤 규모의 신규 ABS 공장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향후 인도네시아는 롯데그룹 화학부문의 주요 해외 거점으로 도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 신동빈 회장은 인도네시아의 높은 인구와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여 다양한 사업부문의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롯데는 지금까지 인도네시아에 총 12억 달러의 투자를 통해 유통, 화학, 관광 등 다양한 사업에 성공적으로 진출했으며, 현재 12개사, 8천여명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롯데가 최근 집중하고 있는 대표적인 ‘포스트 차이나’ 국가로, 올해에는 약 2조 5천억 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신 회장은 지난 2013년부터는 한-인니동반자협의회의 경제계 의장을 맡아 양국간 관계 증진에 노력하는 등 민간 경제·외교 사절단의 역할도 자처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앞으로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지역에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신규 시장을 선점하고 지속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