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첫회의로 개헌특위 활동 본격화
개헌시기·정부형태 등 이견 합의 불투명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국회 헌법개정·정치개혁특위(이하 개헌특위)가 15일 첫 회의를 열어 위원장과 여야 간사를 확정한다. 또 개헌특위 산하 헌법개정소위와 정치개혁소위를 두는 방안도 의결,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
이번 특위는 이전 개헌특위와 정개특위로 나누어져 있던 특위들을 하나로 합쳤다. 위원장은 자유한국당 김재경 의원이 맡았고, 특위 전체 위원 수는 25명이다. 활동 기한은 6개월로 정했다.
그러나 2기 개헌특위 출범에도 합의안 도출까지는 갈 길이 멀다. 시작도 전에 단일안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여야가 아직도 작년 개헌 논의를 붙잡았던 개헌 시기와 정부형태 문제에 신경전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 각 후보가 약속한 대로 오는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앞서 지난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3월 중에는 개헌안이 발의돼야 한다는 구체적인 시간표까지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신년기자회견에서 “여야가 합의하는 개헌안을 기대하기 어려워지면 정부가 자체 개헌안을 마련할 수 있다”며 6월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여당도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해야 투표 비용 1200억 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사실을 부각시키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높은 국민적 개헌 지지 여론도 근거로 들었다. 반드시 6월 개헌을 관철하겠다는 자세다.
반면, 한국당은 국가의 백년대계인 개헌을 지방선거와 함께 실시해서는 안 된다는 태도다. 한국당은 지방선거와 연계한 곁다리 투표로는 진정한 개헌을 이뤄낼 수 없다고 지적해왔다.
한국당은 특히 문 대통령이 오는 3월까지는 국회가 개헌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시간표를 제시한 점에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개헌특위가 본격적으로 가동되지도 않았는데 국회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불만이다.
다만, 한국당은 역풍을 의식해 개헌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여야가 충분한 논의와 국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올해 안에는 반드시 개헌을 하되 ‘문재인표 개헌’이 아닌 ‘국민 개헌’을 하겠다는 주장이다.
정부형태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현행 5년 단임제 대안으로 4년 중임제를 선호하고 있다. 5년 단임제로는 대통령이 책임 정치를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이유다.
아울러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은 헌법과 법률 위에 군림하는 대통령에서 비롯된 것일 뿐 대통령제라는 제도 자체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국당은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하는 분권형 대통령제 또는 이원집정부제가 진정한 분권형 권력체제라고 반발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나 여당에서 주장하는 4년 중임제는 제왕적 대통령제를 8년으로 연장하는 ‘꼼수이자 개악’이라는 인식이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부형태에 대한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지방분권이나 기본권 등 합의 가능한 부분만을 대상으로라도 개헌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밝혀 앞으로 논의 과정에서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이를 두고 한국당은 지방선거를 겨냥한 ‘꼼수 개헌 시도’라고 비판했다. 여권 내에서도 일부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정부형태를 개헌하지 않으면 앙꼬 빠진 찐빵”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