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美 ICT는 왜 ‘삼성·SK하이닉스’에 특허침해 조사를 착수했나?
2019-01-22 서성일 기자
[파이낸셜리뷰=서성일 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CT)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대해 미국 반도체 특허 침해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ICT는 정당한 특허 침해 여부를 가리겠다는 대의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반도체 코리아'를 견제하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TC는 지난 19일 삼성전자 등이 생산한 SSD(솔리드 스테이트 스토리지 드라이브), 적층 전자부품 및 해당 부품을 활용한 메모리 제품이 미국 특허권을 침해했는지에 대한 ‘관세법 337조’ 조사를 시작했다.
관세법 337조는 미국 내 상품 판매·수입과 관련된 불공정행위 단속 규정으로, ITC는 이 조항에 따라 미국 기업이나 개인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한 제품에 대해 수입금지·판매금지 등을 명령할 수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1일 미국 반도체 기업인 비트마이크로의 제소에 따른 것이다. 비트마이크로가 문제를 제기한 SSD는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뛰어넘는 대용량 저장장치이며 빠른 정보처리와 적은 전력소모 등이 특징이다.
이번 조사 대상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델과 레노버, HP(휴렛패커드), 아수스, 에이서, 바이오, 트랜스코스모스 등 9곳이 포함됐다.
하지만 SSD를 직접 제조하는 곳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유일해 사실상 한국 반도체 업계에 대한 견제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SSD는 낸드플래시로 제작할 수 있는 차세대 저장장치며, 삼성전자는 30%의 수준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455억9300만달러이며, 이 가운데 반도체는 30억2600만달러에 이를 정도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ICT는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겨냥해 대공세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0월31일 넷리스트가 SK하이닉스를 대상으로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조사를 요청해 ITC가 이를 받아들였다.
앞서 하루 전인 같은 달 30일에는 미국 반도체 패키징 시스템 업체인 테세라가 삼성전자를 겨냥, 자사의 웨이퍼 레벨 패키징(WLP) 기술을 비롯한 24개 기술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ITC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번 ICT 조사에 대해 무역협회 한 관계자는 “미국이 메모리 반도체는 물론 SSD까지 한국에 대한 공세가 심상치 않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