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재파 ‘당황’ 바른 ‘부정적’ 반통합파 ‘꼼수’
안철수 통합 후 사퇴에 엇갈린 반응
2019-01-31 이성민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월 13일 바른정당과의 통합 완료 직후 ‘백의종군’에 나서겠다고 31일 밝히자 당내 중재파, 바른정당, 통합반대파의 반응이 엇갈렸다.
안 대표의 조기 사퇴를 내세운 중재파는 당황한 기색이고, 바른정당에선 조기 사퇴에 부정적 입장이다. 통합반대패는 “안철수식 꼼수”라고 비난했다.
우선 중재파 박주선 국회부의장은 “2월 13일은 통합 전당대회 아닌가? 통합을 결의해버리면 국민의당은 소멸되고 대표직도 소멸되는데 무슨 사퇴 개념이 있을 수 있나”고 반문했고, 김동철 원내대표도 “전대가 조금 늦어질 거 같으니 그런 것 같은데 (중재파의) 최종적 입장은 만나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용호 정책위의장은 “우리를 어렵게 만든다”고 당황스러움을 애둘러 표현했다.
바른정당은 안 대표의 사퇴 선언에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지만 당초 조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합의된 조건부 사퇴냐’는 질문에 “아침에 말했다. 일단 좀 더 깊은 이야기들 추후에 나눠보기로 했다”고 답했다.
안 대표 또한 같은 시간 기자들에게 “앞으로 이와 관련해 유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겠다”고 설명했다.
유 대표는 앞서 안 대표의 백의종군 선언 철회를 거듭 촉구했다. 양당 대표가 통합에 책임을 지고 통합신당 전면에서 당을 이끌어 나가야 된다고 강조했다.
급기야 유 대표는 “만약 안 대표가 그런(백의종군) 상황이 온다면 (통합을) 새로 생각해봐야겠다”고 압박했다.
바른정당 지도부에서도 안 대표의 조기사퇴를 만류했다. 오신환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바른정당 내부 구성원들은 두 분의 공동 당 대표가 통합신의 리더십을 유지하면서 지방선거를 치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거듭 밝혔다.
유 대표는 안 대표 사퇴선언으로 통합신당의 대표직에 오르는 것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안 대표 사퇴로 국민의당 중재파를 비롯해 당 내부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새로운 인물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이를 지켜보는 통합 반대파 측은 안 대표의 조건부 사퇴 선언에 “안철수식 꼼수”라고 비판했다.
최경환 민주평화당 창당준비위원회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중재파 전원 합당 참여를 전제로 사퇴하겠다는 것은 중재파의 요청을 거절한 것”이라며 “한마디로 새로울 것이 없는 안철수식 꼼수”라고 일축했다.
최 대변인은 “설사 사퇴를 해도 지방선거 선대위원장 등 직책으로 전면에 나서서 당을 장악하겠다는 것”이라며 “안 대표의 사퇴는 공동대표 유인책으로 민주평화당 창당때까지 어떻게든 중재파를 붙잡아두겠다는 시간벌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 또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중재파 의원들이 합류한다면 2월 13일 통합 전대 후 대표를 사퇴하겠다는 ‘조건부 사퇴’”라며 “중재파 유인책”이라고 비꼬았다.
그는 “(안 대표가) ‘리베이트 의혹 때와 다를 것’이라고 확실하게 선을 그은 것은 지방선거 선대위원장으로 전면에 서겠다는 의지 표현”이라며 “눈가리고 아웅”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