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보복 못피했다”...오리온, 매출 2조원 무너져

2019-02-13     윤인주 기자
[파이낸셜리뷰=윤인주 기자] 오리온의 지난해 실적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중국과의 갈등 여파로 매출 2조원대가 무너졌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절반 가량 줄었다. 13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오리온그룹은 오리온홀딩스와 오리온의 합산 기준으로 지난해 매출액 줄어든 1조9426억원, 영업이익 1648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18.6%, 49.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오리온 관계자는 “중국법인에서 지난해 상반기 사드 갈등 여파로 매출이 감소한 게 결정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법인은 지난해 상반기 사드 이슈가 발생한 영향으로 매출이 현지 통화 기준 33.2% 줄었다. 3분기에는 시장 내 유통 재고 해소 및 생산량 회복 등을 통해 전분기 매출을 104% 키우고 영업이익도 흑자 전환하는 등 선전했다. 하지만 4분기에는 춘절의 역기저효과가 매출에 영향을 끼쳤다. 오리온 관계자는 “업무 효율화 및 경쟁력 강화에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상반기 중 꼬북칩을 중국에 론칭하고 20여개 이상의 신제품을 출시하는 만큼 성장성, 수익성 개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 법인은 신제품과 기존 제품의 동반 호조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9%, 5.0% 증가했다. 히트상품 ‘꼬북칩’을 비롯해 ‘오징어땅콩’, ‘무뚝뚝 감자칩’ 등 스낵류가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 아울러 ‘닥터유 에너지바’, ‘더자일리톨’, ‘마이구미 복숭아’ 외에 계절 한정판 제품들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올해는 꼬북칩을 ‘대세 스낵’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마케팅하고, 상반기 론칭을 앞두고 있는 건강기능식품, 간편대용식 등 신규사업이 본격 가동되면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베트남 법인은 초코파이와 스낵 제품의 매출 증가 덕분에 현지화 기준으로 매출이 13.3% 성장했다. 올해도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지역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러시아 법인 역시 주력제품인 초코파이의 지속적 판매 증가로 매출이 13.5% 성장했다. 앞으로 뜨베리 주에 신공장을 건설하고, 초코파이 매출 및 유통 확대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2017년은 어려운 사업 환경 속에서도 한국, 베트남, 러시아 법인이 함께 성장하고, 중국 법인은 구조개선과 경쟁력 강화에 매진하며 도약의 발판을 다졌던 한 해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법인의 매출 정상화 및 수익성 제고에 집중하는 한편 신규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