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최흥식 금감원장은 왜 암호화폐에 대한 입장을 바꿨을까?

2019-02-21     서성일 기자
[파이낸셜리뷰=서성일 기자]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암호화폐 시장에 대해 입장을 180도 바꾸면서 관련 시장에 파장을 일으키는 모습이다. 실명 거래 시스템을 구축하고도 이를 활용하지 않는 시중은행들에 가상화폐 계좌 발급을 독려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28일 최 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비트코인 버블 붕괴에 내기를 걸어도 좋다”며 가상화폐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최 원장은 지난 2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전세계가 암호화폐에 대한 암중모색 틀을 잡아가는 과정”이라며 “규제 강화가 아니라 정상적인 거래가 될 수 있게 만들어 가야 한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최근 블록체인 협회장과 부회장 등을 만났다”며 “자율규제 차원에서 거래소들이 얘기하듯 거래가 정상화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암호화폐의 정상적인 거래를 지원하겠다”며 “자금세탁 방지 등 안전장치를 갖춘 거래소를 통해 암호화폐를 투자하는 사람들에게는 계좌를 개설해주도록 은행을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최 원장은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을 특정하며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가상화폐 실명 거래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거래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당국의 눈치를 보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원장이 거론한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은 암호화폐 실명 거래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지만 관련 계좌를 발급하지 않고 있다. 이유는 암호화폐 거래소와 계약을 맺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신한·NH농협·IBK기업 3곳 만 가상화폐 거래소와 계약을 맺고 계좌를 발급해주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하나은행 측은 “아직 암호화폐 거래소와 거래 계약을 맺은 곳은 없다”며 “앞으로 암호화폐 계좌를 제공할 기회가 만들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암호화폐 관련 시장은 금융당국의 입김에 은행들이 전보다 유연한 자세를 취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그동안 은행들은 가상화폐 투기 열풍에 은행이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는 당국의 논리에 따라 보수적인 태도를 견지해왔다”며 “당국이 거래를 독려하고 나섰으니 은행들도 보폭을 맞춰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