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에 갈 길 잃은 자금 ‘190조’
2017-10-07 서성일 기자
[파이낸셜리뷰=서성일 기자]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가운데 입출금이 자유롭지만 이자를 적게 받는 요구불예금 통장으로 돈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는 저금리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기다리는 대기성 자금이 그만큼 늘어나고 있다는 반증으로 해석된다.
7일 예금보험공사가 발표한 '2016년 2분기 예금보험 및 부보금융회사 현황'에 따르면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2분기 189조 5천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1조 5천억원(6.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저축성 예금이 불과 1.5% 증가한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아울러 조금이라도 더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곳을 찾다 보니 환매조건부채권(RP)과 주가연계증권(ELS) 등 투자성 비보호 금융상품 잔액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2분기 환매조건부채권 잔액과 투자자예탁금은 74조 1천억원과 23조 9천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각각 2조 4천억원, 2조 5천억원 증가했다.
또한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조금 더 높은 저축은행 예·적금 잔액(부보예금 기준)도 증가하고 있다. 2분기 저축은행 부보예금 잔액은 40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1조 4천억원(2.5%) 늘었다.
뿐만 아니라 고령화에 대비해 보험 등 장기금융자산도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생명보험 관련 부보예금은 올해 2분기 말 기준 498조 1천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0% 늘었다. 손해보험 관련 부보예금도 106조 1천억원으로 2.5% 증가했다.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보호 대상이 되는 전체 '부보예금' 액수는 지난 6월말 기준 1천833조 1천억원으로 3월말보다 2.4%(43조 6천억원) 늘었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소비심리가 위축된 데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유입돼 부보예금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