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신용평가사들은 왜 ‘롯데카드’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나?
2019-02-28 서성일 기자
[파이낸셜리뷰=서성일 기자]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와 한국기업평가(한기평), 한국신용평가(한신평) 등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신평사)들이 롯데카드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나신평은 지난 26일 롯데카드의 장기신용등급 등급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 조정했다.
앞서 한기평은 발 빠르게 롯데카드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했으며, 지난달 31일 한신평 역시 롯데카드의 등급전망을 하향 조정한 바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롯데쇼핑이 93.8%의 지분율 보유하고 있으며, 롯데그룹의 주력 여신금융사다.
그동안 신평사들은 롯데쇼핑 등 계열 내 회사와 적극적인 사업연계, 고객기반 공유 등 운영상 이점과 롯데그룹의 지원 가능성을 반영해 롯데카드의 신용등급을 평가해 왔다.
하지만 최대주주인 롯데쇼핑의 등급전망이 하향되면서 신평사들은 그룹의 지원 능력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롯데카드의 등급 전망를 하향 조정한 것이란 게 투자은행(IB) 업계의 중론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지주가 금융계열사 지분을 처분해야 하는 상황에서 롯데카드의 지분 매각 가능성 등도 등급전망 조정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신용평가 3사가 일제히 등급하향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면서 롯데카드는 자금조달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롯데카드는 올해 들어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되면서 회사채를 발행하지 않고 있다. 이는 지난해 1월부터 거의 매달 회사채를 발행해 온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12월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 것이 마지막이다. 올해는 지난달 2년 6개월 만기 10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증권(CP)만 발행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총 차입금은 7조3295억원으로 회사채 조달 비중이 63.8%를 차지한다. 다만 당장은 유동성 문제가 불거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나신평 관계자는 “90일 이내 만기도래 자산, 부채 등을 기준으로 산정한 롯데카드의 원화 유동성비율은 453.6% 수준으로 양호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이어 “조달여건 악화에 앞서 지난해 선발행한 회사채 규모와 기업어음, 유동화차입금 등을 통해 조달원을 다양화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유동성 관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