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네이처셀’은 왜 하루 만에 시가총액 1조원이 증발했나?

2019-03-19     이영선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영선 기자] 1년 만에 13배 급등해 코스닥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전 네이처셀이 지난 19일 하한가를 기록하며 하루 만에 시가총액이 1조원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투자자들은 소위 ‘멘붕’에 이르며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는 가운데 주가 급락의 이유에 대해 관련업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코스닥 시장에서 네이처셀은 전일 대비 1만8600원(29.9%) 급락한 4만36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가격 제한폭까지 급락하면서 외국인들도 이날 하루 동안 22만주 가량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6일까지 네이처셀 주가는 1년 만에 1236% 급등해 코스닥 시장에서 이른바 ‘꿈의 바이오주’로 꼽혔다. 이 같은 네이처셀의 주가 급락 이유에 대해 줄기세포 치료제 ‘조인트스템’이 국내에서 조건부 품목허가에 실패한 영향이 크다는 게 지배적 의견이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네이처셀은 지난 16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조인트스템의 조건부 품목허가에 대해 반려처분을 통지 받았다. 식약처는 신청 반려 사유로 ‘임상 환자 수가 13명에 불과한 점’과 ‘대조군이 없는 점’, ‘치료 중에도 질병 진행 환자가 임상 환자의 절반을 넘어선 점’ 등을 들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식약처가 “이의제기를 신청해도 재논의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선을 그은데 따른다. 그동안 네이처셀 주가를 끌어올린 핵심 재료는 임상 시험 중인 조인트스템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네이처셀 측은 “조인트스템은 성체줄기세포에서 배양된 세포치료제로 면역거부반응이 없으며, 수술 없이 주사를 통해 주입하기에 부작용, 회복시간, 비용 면에서 개선된 제품”이라고 주장했다. 국내에서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를 시판 중인 기업은 메디포스트와 티슈진이다. 메디포스트는 관절연골손상 줄기세포 치료제인 카티스템을, 티슈진은 체세포를 이용한 유전자 관절염 치료제 인보사를 각각 시판 중이다. 이 가운데 카티스템은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골 재생 효과를 인정받은 치료제로 시술 건수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카티스템은 무릎을 절개하는 수술이 필요해 번거롭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티슈진의 인보사는 체세포 유래 유전자 치료제로 수술이 필요없는 주사제라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인보사는 통증 개선 효능은 인정받았지만 연골 재생 효과를 인정받지 못했다. 하지만 조인트스템은 코오롱생명과학의 티슈진과 메디포스트가 15~20년에 걸쳐 개발한 제품의 단점을 모두 보완했다는 게 네이처셀 측 설명이다. 네이처셀은 홈페이지를 통해 “효과가 낮다는 일부 위원의 지적은 회사가 제출한 모든 자료를 검토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며 “한국과 미국에서 세 차례에 걸쳐 5개 병원에서 임상 결과 모두 일관적인 경향으로서 좋은 효과가 확인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1차 효과지표를 보면 90% 정도의 환자에서 치료성공률을 보였다”며 “조인트스템 투여 6개월 후 MRI 상으로 46.15% 환자의 연골이 재생됐고 1년 뒤에는 60% 이상 환자 연골이 재생되는 의미 있는 결과를 나타냈다”고 반박했다. 네이처셀은 중증 퇴행성 관절염의 근본적인 구조적 개선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네이처셀은 식약처와 회의를 진행해 이의신청을 통해 재심사 추천과 임상3상 승인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이의신청은 반려일로부터 60일 이내에 할 수 있다. 라정찬 네이처셀 대표는 “조건부 품목허가를 받지 못했으나 조인트스템의 임상이 실패한 것이 아니다”라며 “식약처 실무부서와 회의를 거친 뒤 향후 대응방안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조인트스템의 조건부 품목허가 신청 자체도 미심쩍다는 의견도 제기된 상황이다. 조건부 품목허가란 생명을 위협받는 중증 질환자에게 치료 기회를 주기 위해 임상 2상 단계에서 의약품 시판을 허가하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퇴행성관절염은 생명에 지장을 주는 질병이라고 보기 어렵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네이처셀은 바이오스타(20.67%), 알바이오(3.72%), 라정찬 외 5인(0.93%) 등이 주요 주주로 등재돼 있다. 특히, 1대주주인 바이오스타의 최대주주는 알바이오로 92.05%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라 대표가 3.68%를 가지고 있다. 또한 2대주주인 알바이오의 최대주주는 라 대표로 6.40% 지분을 보유 중이다. 결국 라 대표는 바이오스타와 알바이오를 통해 네이처셀을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 앞서 지난 2001년 라 대표는 줄기세포 전문기업 알앤엘바이오를 설립해 2005년 코스닥에 상장시킨 바 있다. 당시 알앤바이오는 지방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매 예방 치료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주가는 10배 이상 급등했지만 일본에서 시술하던 줄기세포 치료가 불법으로 밝혀지면서 급락했다. 이후 라 대표는 주가조작과 불법시술, 횡령 배임 등 혐의로 구속됐으며, 알앤엘바이오는 지난 2013년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됐다. 검찰 조사와 재판을 거치면서 한바탕 홍역을 치뤘던 라 대표는 지난 2016년 2월 네이처셀의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주식시장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객관적으로 봤을 때는 실체적으로 식약처로부터 허가를 받은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줄기세포 치료제는 재생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임상을 통해 증명해야 하는데 네이처셀은 임상 부분에서 식약처의 인정을 받지 못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