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트럼프는 왜 미국 내 베네수엘라 암호화폐 거래를 금지시켰나?
2019-03-20 서성일 기자
[파이낸셜리뷰=서성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정부가 발행하는 가상화폐의 미국 내 거래와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19일(현지시각) 영국 경제전문매체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정명령을 통해 “미국인이나 미국내 기업, 개인 등은 (베네수엘라 정부가 1월 9일 이후 발행한) 어떤 전자화폐, 전자동전, 전자토큰” 거래를 할 수 없도록 했다.
이 명령은 2주 유예기간을 뒀던 철강·알루미늄 관세 행정명령과 달리 즉각 효력이 나타나도록 했다.
트럼프의 이 같은 결정은 베네수엘라 정부가 미국의 경제 제재를 피하는 수단으로 가상화폐를 활용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라는 게 중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발효에 들어간 행정명령에서 이 가상화폐가 “미국의 제재를 회피하려는 시도”라고 규정했다.
앞서 지난해 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미국을 위시한 서방 국가의 경제 제재 속에 악화한 경제난과 살인적 물가 상승, 유동성 위기를 타개하는 수단으로 가상화폐 도입 계획을 밝혔다.
발행 첫 날인 지난달 20일 7억3천500만 달러(약 7천914억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판매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세계 최초로 정부가 발행한 이 가상화폐의 이름은 '페트로(Petro)'이며, 세계 최대의 매장량을 자랑하는 베네수엘라의 원유를 담보로 하고 있다. 1페트로 당 가격은 60달러로 책정됐다.
이와는 별도로 美 재무부는 지난해 후반 미 금융기관, 또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외국 금융기관들의 베네수엘라 채권 거래를 금지했고, 백악관은 마두로 대통령을 포함해 마두로 정권 인사 20여명에 대한 제재조처를 내렸다.
다만, 베네수엘라의 숨통을 끊을 수도 있는 석유수출 금지 조처는 아직 유예하고 있다. EU도 미국과 함께 베네수엘라 제재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지난해 11월 이후 일부 채무를 갚지 못하거나 채무상환이 늦어져 '선택적 디폴트'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