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삼양식품 전인장 회장 부부는 왜 검찰 조사를 받았나?
2019-03-21 채혜린 기자
[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불닭볶음면’을 앞세워 지난해 무역의 날 행사에서 ‘1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던 삼양식품 전인장 회장과 김정수 사장 부부가 동시에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파만파다.
이들 부부는 같은 행사에서 전 회장과 김 사장은 각각 ‘동탑산업훈장’과 ‘산업통상자원부장관표창’을 수상한 가운데 난데없는 검찰 조사로, 그 이유에 대해 관련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 전 회장 부부는 최근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에 출석해 차례로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 모두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에 따르면 전 회장과 김 사장은 오너 일가의 지위를 이용해 자신들이 대표이사로 이름이 올라 있는 회사로부터 원료나 포장지, 상자를 공급받는 등 일감 몰아주기를 한 혐의(업무상 횡령 등)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같은 방식으로 전 회장 등 오너 일가가 챙긴 액수가 최대 수백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검찰은 삼양식품이 지난 2016년에만 500억원의 매출을 이들 회사에 몰아준 것으로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 업체의 공급가격이 경쟁사 대비 20~30% 비싸 지난해 4월 삼양식품이 주요 제품 가격을 올린 배경이 된 것으로도 파악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양식품 관계자는 “지난주에 전인장 회장, 김정수 사장이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다는 사실만 알고 있을 뿐 이외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일축했다.
같은 관계자는 위장 회사를 통해 수백억원대의 납품을 받아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내용에에 대해 “삼양식품은 프루웰, 알이알, 와이더웨익홀딩스 등을 통해 원료, 박스 등을 납품받고 있는데, 이 계열사들은 실제 제품을 생산 중인 회사”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중 박스회사에서 저렴하게 공급받을 만큼 물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자체 계열사를 통해 납품받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현재 삼양식품은 ‘와이더웨익홀딩스’에서 라면 스프 원료를, ‘테라윈프린팅’에서 라면 포장지를, ‘프루웰’과 ‘알이알’에서 라면박스를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들은 삼양식품의 오너인 전 회장이나 부인 김 사장과 이들 부부의 측근 등이 대표이사로 등재돼 있는 회사들이다.
검찰 관계자는 “일감 몰아주기 과정에서 형사법 위반소지가 있다”고 말을 아꼈다.
앞서 지난달 20일 검찰은 횡령 의혹에 관한 첩보를 입수하고 서울 성북구 삼양식품 본사와 계열사, 거래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