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으로 우울했던 ‘현대차’...수소차 ‘넥쏘’가 희망되나”
2019-03-21 남인영 기자
[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지난해부터 대내외적으로 악재가 끊이지 않았던 현대자동차가 오랜만에 미소를 머금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최근 진행한 수소차 넥쏘(NEXO)의 사전계약 대수가 첫 날부터 사전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던 영향이란 분석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국내 시장에서 수소차 넥쏘의 사전계약을 실시한 결과 소비자 반응은 뜨겁다. 하루 만에 733대가 예약됐다.
이는 올해 환경부에서 책정한 보조금 지급 대수 240대의 3배가 넘는 수치다. 예약판매가 시작된 지난 19일 아침에는 접수가 시작되자마자 1시간 만에 500여대가 몰려 한 때 시스템이 지연되기까지 했다.
완성차업계 한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수소차인 도요타 미라이(Mirai)의 연간 판매량이 2500대인 것을 감안하면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현재 수소차를 양산하고 있는 OEM은 도요타·혼다 외에 현대차가 유일하고, 올해 다임러가 PHEV 형태의 FCEV를 내놓을 전망이다.
넥쏘는 현대차의 미래 기술력이 집대성된 궁극의 친환경차로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양산 이후 차세대 모델인 넥쏘를 통해 한단계 더 나아간 기술을 선보였다.
아울러 세계 최고의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609Km)는 물론 첨단 기술과 최고의 안전성을 확보했다.
또한 해외에서도 기술력을 입증받고 있다. 넥쏘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리고 있는 2018 CES에서 유력 언론사들이 뽑는 '에디터들의 선택상(Editors' Choice Award)'을 수상했다.
특히, 하반기에 미국과 유럽에서 출시해 수소전기차 시장 확대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의 언론매체 리뷰드 닷컴은 “넥쏘의 미국 시장 데뷔는 미국 수소전기차 대중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넥쏘를 소개하기도 했다.
친환경에서도 넥쏘 1대는 성인 43명이 마실 수 있는 공기를 정화할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넥쏘 1000대 운행시 6만그루의 나무가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량과 같으며 디젤차 2000대 분의 미세먼지 정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넥쏘 1000대가 1시간만 운행해도 성인 4만9000명이 필요한 공기가 정화되는 셈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도 현대차 넥쏘에 대해 유난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수소차 시장 규모는 사실상 연간 3000대를 넘지 못하고 있으나, 일본·독일·영국·미국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시켜 나가고 있다”며 “이들 국가의 총 수소차 보급 목표는 2025년 13만4000대, 2030년에는 59만3000대에 달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유 연구원은 “프랑스와 독일 등 주요 유럽 시장에서는 차량 공유 서비스 시장 등이 발달하기 시작하며 FCEV에 대한 관심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대차는 자율주행업체 오로라(Aurora)와 파트너십을 맺고 넥쏘 개발 초기부터 자율주행차 공유서비스(Ride-hailing)를 염두에 뒀기 때문에 단순 친환경차가 아닌 현대차 미래산업의 핵심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넥쏘는 친환경과 함께 글로벌 친환경차 1위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 하지만 정부의 뒷받침은 다른 나라와 달리 미진하다.
일본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수소전기차를 4만대로 늘리고 충전소 설치 비용과 운영 보조금 등의 지원을 통해 2030년까지 900곳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중국 역시 정부의 친환경차 확대 정책을 바탕으로 2030년까지 1000개 이상 충전소를 확보할 예정이다. 42개의 충전소를 가동중인 독일도 2023년까지 400곳으로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국내 수소 충전소는 12개에 불과하다. 심지어 미래차에 대한 정부의 투자 발표에서도 수소차는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