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증시활황으로 증권사들 ‘돈놀이’로 고수익 올려”

2019-03-26     이영선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영선 기자] 지난해 증시활황으로 빚을 내 주식투자를 감행한 투자자들이 많아지면서 증권사들의 이자수익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래에셋대우는 2천억원이 넘는 이자수익을 거뒀으며, 이자 수익 증가율 면에서는 KB증권이 가장 큰 이익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신용공여 업무를 하는 33개 증권사가 신용거래 융자와 유가증권 담보대출로 거둔 이자 수익은 1조3708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6년 말 1조939억원 대비 25.3% 증가한 수치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주식시장에 불이 붙으면서 빚을 내 주식을 사려는 수요가 확산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신용거래 융자란 증권사가 고객에게 주식매수 자금을 대여하는 것을 의미한, 유가증권 담보대출은 증권사가 고객의 주식 등 유가증권을 담보로 대출해 주는 것을 뜻한다. 증권사도 이 같은 분위기에 편승해 신용공여를 확대한 덕분에 이자 수익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신용공여는 자기자본의 최대 100%까지 가능해 자본규모가 큰 증권사가 이자 수익을 확대하는데 유리하다. 굴릴 돈이 커야 수익을 많이 거둘 수 있는 구조다.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7조4047억원으로 증권업계 1위인 미래에셋대우는 신용거래 융자와 유가증권 담보대출 등 신용공여로 2166억원의 이자 수익을 얻었다.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합병한 직후인 2016년 말 신용거래 융자 이자 수익 1770억원 대비 22.4% 상승했다. KB증권의 신용융자 이자 수익은 1407억원으로 전년 대비 37.2% 늘어 주요 증권사 가운데 증가율이 가장 컸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335억원의 이자 수익을 거둬 15.0% 늘었다. 한국투자증권은 2016년 1161억원을 벌어 업계 최대 수익을 냈으나 지난해는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지난해 말 발행어음 신규 업무를 하면서 기업대출에 쓸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개인투자자의 신용공여 한도를 축소한 영향으로 보인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 강자로 신용공여 시장에서도 두각을 보이는 키움증권은 지난해 관련 사업을 통해 1206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2016년 기록한 982억원 대비 22.9% 증가한 수치다. 키움증권은 충성도 높은 개인 고객을 기반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신용거래 이자율을 유지했으나 고금리 논란을 빚은 후 인하에 나선 바 있다. 이 외에도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이 신용융자 이자로 각각 1175억원, 1144억원을 벌어 19.2%, 2.2% 증가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발행어음을 앞둔 초대형 IB는 기업대출에 쓸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개인 대상의 신용융자를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