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두올은 왜 모두가 아는 그 ‘이서진’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나?
2019-03-30 남인영 기자
[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최근 ‘윤식당’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방송인 이서진이 코스피 상장사 두올의 사외이사로 선임된 것으로 알려져 그 이유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 1971년 설립된 두올은 현대·기아자동차의 협력업체로 자동차용 시트와 카페트, 에어백 소재 등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2016년 7월 코스피에 상장됐으며, 연간 3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30일 관련업계 및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두올은 정기주주총회를 열어 방송인 이서진을 사외이사로 선임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서진의 사외이사 선임으로 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흘러나오고 있다.
이서진은 부유한 집안과 뛰어난 학력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른바 ‘엄친아’라는 타이틀이 붙는 대표 연예인이다. 그의 할아버지는 제일은행 행장을 역임했고, 아버지 역시 안흥신용금고의 대표였다.
이서진 본인은 미국 뉴욕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2011년에는 에스크베리타스 자산운용 글로벌콘텐츠2본부 본부장(상무)로 발탁돼 실제 금융계에 발을 들이기도 했다. 이러한 경력을 고려했을 때, 이서진은 사외이사로서의 자격에 손색이 없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다소 불편한 시각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사외이사를 회사 홍보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사외이사 역할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겠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 이서진이 전문성을 겸비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실질적으로 더 큰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은 ‘홍보’아니냐는 지적이다.
두올 측은 이서진을 사외이사 후보로 선정한 것에 대해 “회사 및 제품 이미지에 부합하고,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고 전했다.
또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은 사외이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경영진과 오너일가에 대한 감시 및 견제이지만 이서진은 두올 조인회 대표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조인회 대표는 두올의 최대주주인 IHC의 최대주주이며, 두올 지분도 9.87% 보유하고 있는 2대 주주다.
표면적으로 나이는 이서진이 조인회 대표보다 한 살 더 많지만, 지난해 2월 조인회 대표의 부친인 고(故) 조전기 두올 창업주가 별세했을 때도 빈소를 직접 찾았을 정도로 친분관계가 돈독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친분관계로 인해 경영진 및 오너일가에 대한 감시 및 견제의 역할을 원만히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사외이사 이서진’이란 존재감이 두올의 경영투명성 등을 한층 끌어올려 줄 것이란 평가다.
사외이사 제도는 1990년대 후반 도입돼 약 20년이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거수기’라는 오명을 쓰며 유명무실한 측면이 크다.
아울러 전관예우의 도구로 활용하거나,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지인을 앉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경영권 분쟁을 겪는 기업이 아니고서는 사외이사가 제 목소리를 내는 일이 드물다.
특히, 두올처럼 규모가 크지 않은 기업 중에는 사외이사의 이사회 출석률이 극히 낮은 곳도 상당하다.
하지만 이서진은 대중의 큰 관심을 받는 유명인이다. 때문에 이사회 출석률이 저조하거나, 경영진 및 오너일가의 부정에 눈감은 사실이 드러날 경우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사외이사는 잘해야 본전이고 연예계 활동이 본업이기 때문에, 보통의 사외이사보다 더 적극적으로 꼼꼼히 활동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이서진으로 인해 두올이 언론과 주식시장으로부터 더 많은 주목을 받게 됐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리란 평가다.
두올 관계자는 “이서진 씨는 이사회에서 사외이사 후보자로 선정된 지난달 26일에도 직접 모습을 나타내는 등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홍보효과는 이차적인 부분이고, 전문성은 물론 공인으로서 책임감까지 갖춘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