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클럽 가입으로 “수출입은행 천문학적 손실 전망”

2017-10-11     서성일 기자
[파이낸셜리뷰=서성일 기자] 정부의 파리클럽 가입으로 인해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Exim Bank)이 3조원 가까운 대외채권 손실을 볼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파리클럽은 채무국이 공적채무를 정상적으로 상환할 수 없을 때 회원국 간 합의를 통해 채무재조정을 하는 국제기구로, 우리나라는 지난 6월 30일 가입했다. 11일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실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수출입은행 연구용역 자료’ 분석 결과 정부의 파리클럽 가입으로 우리나라가 보유한 외국채권 가운데 최소 5421억원에서 최대 2조 7386억원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한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국가에 대한 보증과 보험을 포함한 채권의 잔액은 551억 9000만달러로, 한화 61조 2609억원에 육박한다. 파리클럽 가입 전 채권가치는 573억 9000만달러로 한화 63조 7029억원이다. 파리클럽 가입 후 채무국 양자 간 채무조정이 아닌 파리클럽의 조건으로 채무조정을 하는 경우 3가지 시나리오에 따라 이런 채권 손실이 발생한다는 점이 용역 보고서의 예상이다. 이는 파리클럽 가입 당시 “한국이 보유한 대외 공적채권의 회수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발표한 기획재정부의 주장과 다른 결과다. 이에 대해 윤호중 의원은 “파리클럽의 채무재조정 정책은 원금 감면을 포함하는 적극적인 채무재조정 정책이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개별 채무국을 상대로 채무재조정을 하는 것보다 채권의 상환규모와 이자율 등이 낮아져서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지난 2004년 우리나라는 가나 정부의 채무를 조정해주면서 상환스케줄만 조정했지만 파리클럽의 경우 가나 정부의 채권 원금까지 32% 탕감해 줬던 사례처럼  파리클럽 조정이 우리나라의 양자 간 조정보다 더 큰 손실을 초래한 적이 있다. 아울러 파리클럽 가입으로 인해 가장 많은 피해가 우려되는 곳도 수출입은행이다. 올해 2월말 기준 수출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대출채권 및 보증잔액은 461억 2000만달러다. 이 가운데 고채무빈국(heavily indebted poor countries, HIPC) 국가에 대한 대출 및 보증잔액이 14억 4000만달러로 전체의 3.1%를 차지하지고 있다.  윤 의원은 “대외채권 규모가 증가하는 가운데 파리클럽 가입으로 인해 대외채권 손실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기획재정부와 수출입은행은 채무국별로 리스크를 관리를 철저히 해서 국가 채권이 손실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