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입가경' 치닫는 하나은행 채용비리...32건 추가 적발
2019-04-02 서성일 기자
[파이낸셜리뷰=서성일 기자] KEB하나은행의 채용비리 관련 사안이 ‘점입가경’으로 흘러가고 있는 모습이다.
2일 금융감독원은 하나은행의 지난 2013년 신입행원 채용 과정에서 32건의 비리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추천을 통한 특혜채용이 16건, 남녀차별 2건, 특정대학 특혜 14건 등이었다. 최흥식 전 금감원장의 추천을 받은 합격자는 서류전형 합격기준에 미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은 이 같은 내용을 검찰에 수사참고자료로 넘겼다.
금감원은 지난 2013년 하나은행의 신입행원 채용시 최종합격자 229명 가운데 추천 등에 따른 특혜 합격자는 32명으로 파악했다.
추천에 따른 특혜채용은 16건이었다. 이들은 서류전형부터 추천내용 항목에 '최종합격'으로 표기돼 있었으며 실제로 최종합격했다.
추천자 명단에서는 당시 하나은행장, 하나은행 부행장, 최흥식 하나금융지주 사장, 청와대 감사관, 국회 정무실, 하나금융지주 인사전략팀장 등의 이름이 나왔다.
논란이 됐던 최흥식 전 금감원장의 추천을 받은 지원자는 서류전형 점수(418점)가 합격기준(419점)에 미달했으나 서류전형을 통과해 최종 합격한 것으로 확인됐다.
추천내용에 '감독원'으로 표기된 지원자도 2명 있었다. 이들은 서류 및 실무 면접에서 특혜를 받아 통과했으나 최종적으론 불합격 처리됐다고 금감원 측은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들을 추천한 감독원 직원을 특정하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전달자들이 이미 퇴사한 상태에서 검사단에게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함에 따라 추천자를 특정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금감원은 남녀 차별 사례도 2건 확인했다고 밝혔다. 최종 임원면접시 합격권 내의 여성 2명을 탈락시키고 대신 합격권 밖에 있는 남성 2명의 순위를 높여 남성 2명이 특혜 합격했다.
특히, 금감원은 하나은행이 당시 남녀 차등채용을 계획적으로 추진했다고 밝혔다. 동일한 직무에 대해 남녀 채용인원 남녀 4대1로 사전에 달리 정해 서류전형 단계부터 추진했고 실제 채용에선 5.5대 1로 채용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에 따라 여성 커트라인이 남성에 비해 월등히 높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남녀 차별이 없었다면 남녀 비율은 1:1에 근접해 여성 합격자는 619명 증가하고 남성은 그만큼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외에도 금감원은 하나은행이 특정 학교 졸업자에게 특혜를 부여해 탈락자 14명을 합격 처리한 점을 확인했다.
금감원 관계자는“지난달 30일 채용비리 정황 및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소지에 대해 확보된 증거자료 등을 검찰에 수사참고자료로 제공했다”며 “향후 엄정한 수사를 위해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