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4·3 사건 희생자 애도하면서도…
“진상규명” Vs “심각한 체제 위기 현재 진행형”
2019-04-03 이정우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정우 기자] 여야가 3일 제주 4·3 70주년을 맞아 희생자와 유족에 애도의 뜻을 표하면서도 이 사건을 보는 시각이나 대책에 있어서는 차이를 드러냈다.
진보정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국가폭력에 의한 민간인 학살의 진상규명 필요성에 방점을 찍은 반면, 보수정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좌우 진영의 극한 대립이나 심각한 체제 위기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우선 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비극의 역사 속에서 무고하게 희생된 분들의 명복을 빌며, 부상자와 유가족들께도 깊은 위로를 드린다”고 밝혔다.
백 대변인은 이어 “‘잠들지 않는 남도의 피맺힌 한’은 아직도 완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며 “70만 제주도민의 숭고한 희생과 염원이 담긴 특별법 개정에 야당의 적극적이고 진심 어린 협력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평화당 최경환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그동안 치유와 화해의 노력이 있었지만, 아직 실체적 진실규명과 희생자에 대한 명예회복은 미진한 상황”이라며 “유해 발굴과 기념사업 추진 등 국가 차원에서 구체적 계획을 수립해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 역시 논평에서 “잘못된 역사를 대면하고 뼈아픈 진실을 바로잡아야만 비로소 우리의 지난 역사가 완성되고, 대한민국은 발전적인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며 “희생자와 유가족들이 조금이나마 억울함을 풀 수 있도록 앞장설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제주 4·3은 건국과정에서 남로당이 대한민국의 정부수립을 반대하기 위한 무장폭동으로 시작됐다”며 “남로당 무장대가 산간지역 주민을 방패 삼아 유격전을 펼치고 토벌대가 강경 진압작전을 해 제주 양민들의 피해가 매우 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수많은 아픔 속에 건국한 자유대한민국이 지금 심각한 체제 위기 속에 놓여있다”며 “문재인 정권은 북한과 함께 ‘위장 평화쇼’로 한반도에 마치 평화가 온 것처럼 선전하고, 대한민국의 체제를 송두리째 흔들려는 사회주의 개헌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유의동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제주 4·3 항쟁이 발생하게 된 원인은 과거 냉전 시기 좌우 진영의 극한 대립에 있었다”며 “제주 4·3 항쟁의 아픔에도 불구하고 아직 대한민국 정치는 양대 기득권 정당의 적대적 공생관계에 휘둘리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