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역적자 10년 내 최대...무역전쟁 ‘빌미’ 제공 우려
2018-04-06 서성일 기자
[파이낸셜리뷰=서성일 기자] 지난 2월 미국의 무역적자가 지난 10년 내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의 무역갈등 확대에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5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상무부 발표를 인용해 2월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는 576억달러(약 61조원)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6개월 연속 적자 확대다. 2월 무역적자는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졌던 2008년 10월 602억달러 후 가장 큰 규모이기도 하다.
올해 첫 두달간의 무역적자는 114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한 반면, 수출은 이보다 적은 5.9%만 늘어 적자 폭이 확대됐다.
2월 수출 증가를 주도한 건 원유 등의 원자재와 자동차·자동차 부품 등이었으며, 수입은 자본재와 컴퓨터 및 식품·음료 등이 견인했다고 WST은 전했다.
수입과 수출이 함께 증가세를 보인 것은 최근 전세계 경제 활동이 활발해졌다는 의미로 해석되며, 미국과 전세계 미국의 교역국가들에 모두 좋은 신호로 볼 수 있다.
이는 WSJ은 미국 가계와 기업의 수요가 동반 증가세를 보이면서 수입 증가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WSJ은 미국의 수입이 급격히 증가할 경우 전세계 무역 긴장이 격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무역갈등 조장에 빌미를 제공할 수 있어서다.
특히, 대 중국 무역적자가 더 확대됐다는 점은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한다. 올해 첫 두달간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650억달러으로 전년 기록한 540억달러 대비 확대된 모습이다.
아울러 미국 무역적자가 재정적자 확대와 동반되며 '쌍둥이 적자(무역·재정 동반적자)'가 심화되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미국 연방정부 재정적자는 지난해 6650억달러였지만, 올해는 이 보다 더 늘어난 8000억달러란 관측이다. 세제개편에 따른 세수감소와 경기부양 및 국방비 확대 등에 따른 재정지출 확대의 영향이다.
국내 저축이 투자를 하회할 때 이 부족분은 해외에서 들어오는 자금에 의해 채워진다. 결과적으로 무역적자가 더 커지고 해외에서의 자본 유입이 늘어난다.
WSJ은 역사적으로 경상수지 적자와 재정적자를 동반한 국가들은 자국 통화약세를 겪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연방준비제도(FRB)의 달러 가치 지수에 따르면 미국의 달러 가치는 지난해 초 이후 8% 하락해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