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사태 그 후....공매도가 뭐길래?

2019-04-09     이영선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영선 기자] 지난주 삼성증권 직원의 배당착오 여파가 쉽게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공매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사태로 유령주식이 거래될 수 있다는 점이 증명되자 국내 주식시장 시스템 전반에 대한 불신은 커지고 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도 공매도 금지를 요구하는 목소리와 함께 유령주식이 유통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공매도란 말 그대로 ‘없는 것을 판다’, 즉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주식을 매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가하락을 예상해 빌린 주식을 파는 행위로서 투자자는 주식중개인을 통해 주권을 빌린 다음 매수자에게 인도해야 한다. 먼저 사서 나중에 파는 행위와 반대로, 먼저 팔고 나중에 다시 매입하는 것이다. 만약 더 낮은 가격에 되산다면 수익을 낼 수 있다. 하지만 높은 가격에 주식을 되살 경우 손실을 보게 된다.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고 매도가 가능한 이유는 주식 매도 주문 시점과 실제 결제 시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공매도에는 무차입 공매도(naked short selling)와 차입 공매도(covered short selling)가 있다. 무차입 공매도는 주식을 하나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먼저 매도한 뒤 결제일 전에 주식을 빌리거나 되사서 반환하는 방식이다. 공매도 수량에 대한 제한이 없는 투기적 거래로 결제불이행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00년 공매도한 주식이 결제되지 않는 일이 발생하면서 허용되지 않는다. 다만 관련법에 따르면 ‘증권시장의 안정성 및 공정한 가격형성을 위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법에 따르는 경우’ 공매도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도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무차입 공매도를 금지하고 있다.
차입 공매도는 증권회사나 증권예탁결제원 등 타 기관으로부터 주식을 빌린 후 매도하는 것이다. 사전에 주식을 차입하기로 확정되어 있는 거래로 우리나라에서 허용하는 방식이다. 차입 공매도에서 주식을 빌리는 방법에는 대차거래와 대주거래가 있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장기간 보유하고 있는 기관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한 후 일정 기간 안에 이를 구입해 반환하는 거래 방식이다. 대차거래는 기관과 외국인이 주식을 빌리는 수단이며, 대주거래는 개인 투자자가 일정한 증거금을 내고 증권회사로부터 주식을 빌리는 거래 방식이다. 우리나라에서 기관투자자의 차입 공매도는 지난 1996년에 도입됐으며, 외국인투자자의 차입 공매도는 1998년부터 허용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매도는 주가가 비정상적인 이유로 급등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해 증권시장에서 효율성과 유동성을 높이고 주식투자의 위험 요소를 줄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시세 조종과 채무불이행 등의 문제점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기 때문에 공매도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어느 정도 규제하고 있다. ‘업틱 룰(Up-tick Rule)'은 공매도 주식을 팔 때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팔도록 한 규정으로, 공매도로 인한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우리나라와 호주 등에서 도입하고 있는 제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