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우리은행 임직원들은 왜 자사주 매입에 몰입하나?
2019-04-15 서성일 기자
[파이낸셜리뷰=서성일 기자] 최근 손태승 우리은행장을 비롯한 임원진들이 자사주 매입 릴레이를 진행한 데 이어 직원들까지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련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우리사주조합이 직원들의 요청으로 우리사주 담보대출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최인범 우리은행 노조 부위원장 겸 우리사주조합장은 지난 14일 “2~3년차 직원들의 애사심 고취와 자사주 보유 기회 확대 차원에서 우리사주 담보대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조합장은 “한국증권금융과의 주식담보대출 계약, 매수 증권사 선정 등의 절차가 남아있다”고 전했다.
우리은행의 우리사주조합이 주식담보대출을 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4년 12월, 2015년 8월, 2016년 8월에 이어 네 번째다.
우리사주조합이 주식담보대출 시행을 결정하면 직원들이 실제로 자사주를 매수하기까지는 적어도 2~3주가 경과한다. 우리사주조합이 한국증권금융과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체결하고 매수 증권사를 선정하는 등의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우리은행 노사는 직원의 자사주 매입을 돕기 위한 우리사주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급여에서 5만원을 공제하고 은행이 5만원을 지원해 우리사주를 매입하는 방식이다.
또한 직원 요청에 따라 공제와 지원 매칭 금액을 각각 10만원까지 확대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사주조합은 우리은행의 5.36%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우리은행 정기주주총회를 전후해 손태승 행장과 오정식 상임감사위원, 이동연 부행장, 이원덕 상무, 김종득 상무 등 임원진은 자사주 1만1220주를 장내 매입했다.
특히, 손 행장은 지난달 두 차례 자사주를 매입한 데 이어 세 번째로 지난 10일 자사주 5000주를 추가 매입해 총 3만8127주를 보유하게 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손 은행장은 주가의 조정 국면이 길어지고 있지만 실적 개선 등 긍정적인 요소가 더 많아 결국 기업가치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에 따라 자사주 매입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이 우리은행 직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집중하는 이유는 회사 실적 대비 주가가 과도하게 낮다고 판단하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은행권 실적 전망도 나쁘지 않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금리 인상기에는 예대마진(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 차이)이 좋아지기 때문에 올해도 은행권의 수익성이 좋아 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우리은행 노조 관계자는 “손태승 행장을 비롯한 고위 임원, 사외이사 등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도 젊은 직원들의 자사주 매입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영진이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면 어린 연차의 행원들도 경영진을 믿고 자사주를 매입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