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경쟁률 높다고 반드시 주가흐름이 좋은 것은 아니다”
2019-04-25 이영선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영선 기자] 청약경쟁률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향후 주가 전망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라는 지적이다.
시장이 과열되면서 생겼던 공모가 거품이 서서히 꺼지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1조원 이상의 자금이 몰린 코스닥 벤처펀드가 거품을 부채질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를 증명하 듯 올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기업들 가운데 청약경쟁률이 높았던 종목의 주가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상장한 14개 코스닥 기업 가운데 상장 이후 고가(장중 기준)대비 현재 주가가 30% 이상 하락한 곳은 린드먼아시아, 오스테오닉, 알리코제약, 동구바이오제약 등 4곳이나 됐다.
또한 씨앤지하이테크와 엔지켐생명과학 등은 상장 이후 최고가 대비 20%대의 주가하락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린드먼아시아는 상장 첫날인 지난달 14일 시초가 대비 200% 상승하면서 장을 마감했다. 다음날인 15일 1만8000원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24일 기준 린드먼아시아의 주가는 8630원을 기록해, 불과 한 달 여 만에 주가가 52.1% 하락하며 반토막이 났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들이 청약경쟁률이 높은 기업에 막연한 기대감으로 투자하는 사례가 많다”며 “기관 지분이 낮아 투자보다는 투기의 형태로 변질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공모 당시 린드먼아시아 일반청약경쟁률은 1039대1 이었다. 린드먼아시아 상장 이후 2거래일 동안 외국인과 기관은 88만주 이상을 순매도했고, 개인이 이 물량을 받아갔다. 외국인과 기관은 여전히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동구바이오의 경우도 린드먼아시아와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 동구바이오는 상장 다음날인 지난 2월 14일 5만2600원의 최고가를 기록했다. 주가가 이틀간 급등하는 동안 외국인과 기관이 88만주 이상 순매도했고, 역시 개인이 이 물량을 받아갔다.
또한 지난 2월 22일 코넥스에서 이전 상장한 오스테오닉은 상장 첫날 1만8500원의 고점을 기록한 후 단 한 차례도 이 가격을 회복하지 못했다. 24일 기준 주가는 7830원으로 고점대비 58%의 큰 폭의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들 기업은 모두 공모희망가 밴드 상단 이상에서 공모가가 결정됐다. 공모가가 희망 공모가밴드를 넘어서면서 일반공모가 크게 흥행했고, 상장 직후 개인투자자들의 투자가 몰려 주가가 급등했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대우 채승용 IB팀장은 “공모가보다 급등한 주식이 많아 기관투자자들은 이익을 많이 올렸다”며 “상장 초기 과도한 기대감에 주식을 사들인 개인 투자자만 손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관투자자는 코스닥 공모주로 차익이 기대되면 장기간 보유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개인 투자자들이 단순히 공모가나 청약경쟁률만 보고 투자에 나서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