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조 서울시 금고지기 된 ‘신한은행’...비결은?

2019-05-04     서성일 기자
[파이낸셜리뷰=서성일 기자] 104년동안 서울시 금고지기를 지켜왔던 우리은행이 세 번째 도전한 신한은행에게 결국 자리를 내줬다. 자리를 뺐긴 우리은행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3일 금고지정 심의위원회를 열고 1금고 우선협상 대상 은행에 신한은행, 2금고는 우리은행을 선정했다. 1금고는 일반·특별회계 관리를, 2금고는 기금 관리를 맡는다. 지난해 기준 서울시의 일반·특별회계는 30조원, 각종 기금은 2조원으로, 일반·특별회계가 서울시 예산의 대부분을 차지해 1금고를 어느 은행이 가지고 갈 것인가가 업계의 관심사였다. 그동안 서울시금고를 우리은행이 독차지해서 이번에 1·2금고라는 복수금고제 체제에서도 우리은행이 서울시금고를 유치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지난 1915년 경성부금고 시절부터 85년 동안 수의계약 방식으로 서울시 금고를 맡아온 데 이어 1999년 일반 공개경쟁 입찰 방식이 도입된 이후에도 금고지기 역할을 수행해왔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최근 10년간 두 번의 도전에 실패하고 이번 세 번째에 절치부심하며 반전을 모색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은행내에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신한은행은 이번 선정 과정에서 인천시금고를 포함해 20여개 지방자치단체의 금고를 운영해온 점을 서울시에 적극적으로 호소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10년 동안 서울시금고 유치를 위해 준비해왔고, 20여개 지자체 금고를 그동안 안정적으로 운영해온 점이 빛을 발한 것 같다”며 선정된 배경을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1금고 인수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해 앞으로 1금고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서울시 공무원과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진행해 고객 기반을 넓혀 나갈 방침이다. 우리은행 입장에서는 복수금고제 도입으로 1금고에만 선정되더라도 '절반의 성공'인데 1금고가 아닌 2금고에 선정돼 104년간 금고지기로서 명성에 금이 간 셈이다. 이번 선정 결과를 두고 되돌아봤을 때 서울시금고 선정을 앞두고 최근 전산 오류가 발생한 점은 우리은행으로서는 뼈아픈 악재가 됐다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지난 3월 6일 우리은행이 관리하는 서울시 지방세 납부시스템에서 오류가 발생해 특정 1건의 고지서가 70만명에게 착오 발송되는 등 큰 혼선을 빚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