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수입이었던 증권사 ‘이자 수익’...주 수입원 되나”
2019-05-22 이영선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영선 기자] 그동안 부수적 수입으로 인식돼 왔던 증권사들의 대출 이자 수익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며 주요 수입원인 위탁매매 수입을 바짝 뒤쫓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바이오 열풍에 이어 최근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경협주가 들썩이면서 빚을 내 주식을 사거나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투자자가 급증하면서 이자 수익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란 분석이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주요 20개 증권사의 신용공여 이자수익은 4109억원으로 전년 동기 기록한 2991억원 대비 37.4% 급증했다.
신용공여 이자 수익에는 주식 매입 자금을 빌려주는 ‘신용거래융자’와 보유 주식을 담보로 대출하는 ‘예탁증권담보대출’이 포함됐다.
올해 들어 신용거래융자와 예탁증권담보대출이 사상 최대치를 돌파하면서 증권사의 이자 수익 확대로 직결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2조4623억원으로 전년 동기 기록한 7조5192억원 대비 65.7% 급증했다. 예탁증권담보대출 잔액도 18조50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5% 증가했다.
이는 바이오 열풍에 이어 최근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경협주가 들썩이면서 대출을 받아 주식을 매수하려는 수요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미래에셋대우는 신용거래융자 이자로 378억원, 예탁증권담보대출 이자로 307억원의 수익을 거둬 총 신용공여(대출) 이자 수익 68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7.2% 증가한 수치다.
증권사 신용공여는 자기자본 규모 이내에서만 가능하다.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은 8조원을 넘어 업계 1위다. 미래에셋대우는 타사보다 신용공여 여력이 커 이자 수익도 업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어 KB증권(416억원), 한국투자증권(415억원), 삼성증권(377억원), NH투자증권(376억원), 키움증권(347억원), 신한금융투자(238억원) 등 순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부수적 수입 정도로 인식되던 이자가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실제로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1분기 순영업수익(영업수익에서 판관비를 제외한 영업비용을 차감한 금액) 가운데 이자손익 및 배당이 전체의 25%를 차지해 전통적 수익원인 위탁매매 35%의 뒤를 바짝 쫓았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오는 9월부터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증권사는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로 확대돼 신용거래융자에 쓸 여력이 늘어 이자 수익의 추가 확대도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