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인 ‘보도자료’ 배포...그 자체가 이슈화 된 ‘대한항공’
2019-05-31 남인영 기자
[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기업들의 홍보활동은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각종 보도자료 배포를 통한 이제는 일상적인 형태로 자리잡았다.
최근 이른바 ‘물벼락 갑질’ 이후 연이은 악재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대한항공이 논란 이후 48일 만에 해명이 아닌 일반적인 기업 활동을 홍보하는 보도자료를 낸 그 자체가 화제가 되고 있는 모습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날 오전 출입기자들에게 홍보실 이메일 계정을 통해 '대한항공, 노 타이(No Tie) 근무 실시' 제목의 보도자료를 발송했다.
4단락으로 구성된 짧은 보도자료는 다음 달 1일부터 9월 14일까지 여름철 쾌적한 업무환경 조성을 위해 남자 임직원에게 넥타이를 착용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내용이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운항·객실 승무원 등 제복을 착용하는 직원은 대상에서 제외하고, 해외지점은 지역 기후특성에 따라 결정하도록 했다. '노 타이 근무'는 대한항공이 2008년부터 여름철 시행한 제도로, 홍보실에서는 매년 관련 보도자료를 내 왔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12일 조현민 전 전무가 홍보대행사 직원에게 음료를 뿌리고 물컵을 던졌다는 '물벼락 갑질' 의혹이 제기된 뒤 제대로 된 홍보활동을 하지 못하는 상태다.
TV·라디오·신문·잡지 등 미디어에 기업 이미지 광고도 내보내지 못하고 있다. 이는 '물벼락 갑질'을 시작으로 총수 일가에 대한 밀수·탈세·외국인 도우미 불법고용 등 의혹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광고·홍보가 부적절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일반 보도자료'는 지난달 13일 대한항공이 한국 테니스 간판인 정현 선수와 후원 협약을 맺었다는 보도자료를 낸 지 48일 만에 낸 첫 일반 보도자료다.
그동안 대한항공 홍보실은 총수 일가 각종 의혹·논란에 대한 '해명자료', '참고자료', '입장자료' 등만을 배포해왔다.
이 기간 단 한 차례, '경력 객실승무원 채용'(4월 29일)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냈지만, 이 역시 당시 회사에 대한 불만이 폭발한 객실승무원들을 잠재우고 회사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한 수습책 성격이 짙었다.
당시 객실승무원들은 총수 일가의 각종 '갑질'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는 동시에 회사 측이 승무원 인력을 감축하고 있어 노동강도가 높아지는 등 근무환경이 열악하다고 호소하고 있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날 보도자료 배포에 대해 "해야 할 홍보활동은 하자는 의미"라며 "하지만 TV, 신문 등의 광고 재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