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론' 사실상 중단...정부, “수요·공급 예측실패 논란”
2017-10-18 서성일 기자
[파이낸셜리뷰=서성일 기자] 보금자리론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오는 19일부터 강화될 방침이다.
이는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하는 주택정책상품의 판매가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정부가 보금자리론의 수요·공급 예측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위원이 한국주택금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 결과, 지난해 보금자리론 수요는 6조원을 예상했으나 연간 판매 금액은 14조 7496억원으로 8조 7496억원을 초과하며 목표 대비 248%를 기록했다.
올해도 역시 보금자리론 수요는 6조원인 반면 이미 지난 8월 기준 9조 4192억원이 판매돼 목표 대비 156%를 넘어섰다.
보금자리론은 주택금융공사가 연간계획 안을 작성해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연간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지난해에 수요·공급 예측에 실패했음에도 불구 올해도 같은 문제가 반복됐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무주택자 고객의 주택마련을 지원하는 정책금융 상품이 대다수 다주택자에게 이용된다는 점도 문제로 떠올랐다. 지난해 2주택자의 보금자리론 대출금액은 2조 2739억원으로 총 보금자리론 판매금액 14조 3797억원의 약 15%에 육박했다.
보금자리론은 무주택자를 위해 주택가격 9억원이하, 대출한도 5억원으로 기준이 정해져 있으나 1주택자에 한해 3년 이내에 기존주택을 처분하는 조건을 내걸어 주택을 보유한 사람들의 수요가 몰린 것이다.
실제 8월 기준 지난해 대출을 받은 건 수 중에서 25%만 기존주택을 처분했고 올해는 상황이 더욱 악화돼 총 대출 건수 가운데 단 6%만 기존주택을 정리했다.
박찬대 의원은 “보금자리론의 수요·공급 예측이 실패하면서 정작 보금자리론이 필요한 서민들은 주택금융 지원을 못 받는 상황”이라며 “보금자리론이 일부 다주택자와 높은 주택가격 한도로 인해 투기에 이용되는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의원은 “정부는 보금자리론의 운용규모와 기준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