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유세 인상 방안 발표 그후...부동산 시장은 ‘냉동중’
2019-06-26 정순길 기자
[파이낸셜리뷰=정순길 기자] 최근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의 부동산 보유세 인상 시나리오가 공개되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에 ‘전운’이 감도는 모습이다.
따지고 보면 기껏해야 몇십만원을 더 부담한다는 보유세 인상 영향으로 급매물을 내놓거나 집을 사려는 수요자들이 많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가 그동안 제시했던 재건축·양도소득세 중과 등의 규제와 이번 보유세 강화가 맞물리면서 수요자들의 ‘수싸움’이 극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2일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22일 보유세 개편안을 4가지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이와 관련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행 80%에서 매년 10%씩 올려 최대 100%까지 올리는 방안 ▲ 누진세율을 0.05%p~0.5%p씩 인상하는 방안 ▲주택공시가를 올리는 방안 ▲종부세 세율을 최고 2.5%까지 인상하는 방안 등이다.
특히, 이번 보유세 개편안은 다주택자와 공시가 9억원 이상의 고가 주택 소유자의 종합부동산세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강남 4구와 마포·용산·성동구 등 서울에서도 집값이 비싼 지역을 중심으로 세금 부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소재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1주택자의 경우 당장 1년에 몇십만원 세금이 늘어나는 건 큰 부담이 아니지만, 매매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집값이 하락할까봐 고민하는 사람들의 문의가 있다”고 말했다.
마포구 공덕동 소재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세금 부담 때문에 당장 집을 내놓거나 집을 사는 것을 주저하진 않겠지만, 시장 분위기를 지켜보며 앞으로 변화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분위기가 강한 것 같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현재 서울시 부동산은 주택 거래가 매우 위축된 상황이다.
실제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월과 3월까지 1만건 이상을 기록하던 아파트 거래량은 4월 6234건으로 거의 반 토막 났고, 5월과 6월 각각 5526건과 3545건으로 감소했다.
특히,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강남 4구 아파트 거래량은 재건축 규제와 양도세 중과 등이 맞물리며 60% 가까이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보유세 개편이 집값 하락에 당장 영향을 주진 않겠지만, 전체 주택 거래량이 주는 영향은 어느 정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서울에서 새집을 구해야 하는 수요자 입장에서는 부동산 보유세 부담 때문에 주택 구매를 미룰 수도 있다는 얘기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1주택자에 대해 공정시장가액 비율 인상 정도로 그친다면 종부세 증세 대상이 다주택자에 집중돼 시장이 급랭하는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며 “거래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하나, 집값이 급락하진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