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신용대출 ‘급증’...저금리기조에 마땅한 자금운용처 못찾아

2017-10-19     서성일 기자
[파이낸셜리뷰=서성일 기자] 최근 계속되는 저금리 기조에 마땅한 자금운용처를 찾지 못한 생명보험사들이 신용대출(무담보대출)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나타났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말 기준 생명보험사의 총 대출채권 잔액 110조 8002억원 가운데 신용대출채권은 25조 2321억원으로 약 22.8%를 차지했다. 대부분 생명보험사들은 약관대출 비중이 높다. 약관대출이란 급전이 필요한 보험가입자가가입한 보험의 해지환급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것이다. 총 대출의 약 31.7%(41조 1100억원)을 차지한다. 부동산담보대출 비중도 약 30%(30조 9946억원)에 달했다. 약관대출과 부동산담보대출은 매우 안정적인 대출채권으로 구분되지만 수익성이 낮다. 반면 신용대출은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크지만 수익성이 높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자 자산운용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신용대출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실제 생명보험사의 신용대출 규모는 2010년 말 14조 4500억원에서 2011년 14조4 800억원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당시 기준금리는 2.0%에서 3.0%로 상승하는 시기로 보험사의 자산운용수익률도 좋아지는 추세였다. 하지만 기준금리가 3.0% 아래로 하락하면서 생명보험사들의 신용대출도 급증세를 보였다. 2012년에는 17조 4900억원, 2013년 19조 9400억원, 2014년 22조 3000억원, 2015년 24조 800억원으로 연평균 10% 이상 꾸준히 증가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명보험사들의 자산운용수익률은 지난 2010년 5.9%를 기록했지만 지속적으로 떨어져 현재 4.0% 이하로 하락했다”며 “보험사들이 자산운용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신용대출 시장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관계자는 “향후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우리나라도 비슷한 수준으로 금리를 인상될 가능성이 크며 이 경우 신용대출과 관련 연체율이 상승하는 등 리스크가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보험사는 신용대출 리스크를 감안해 대손충당금을 쌓고 있지만 그 규모가 적정한지 면밀히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