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급락한 文대통령 지지율...문제는 “마이 맥여야지”
2019-07-20 이정우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정우 기자] 최근 돌아가는 일련의 국내 상황을 보면서 문득 10여년전 관람했던 영화 ‘웰컴투 동막골’이 떠오른다.
6·25 전쟁이 한창임에도 평화로기만 했던 한 산골마을에 어쩌다 같이 동거를 하게 된 국군과 인민군, 그리고 UN군 조종사.
영화속 인민군 장교(정재영 분)는 수류탄과 총의 쓰임새도 모르고 항상 행복해 보이기만 한 마을사람들을 보며 마을 이장님에게 “이 위대한 영도력의 비결은 뭐냐”며 한 마디 질문을 던진다.
마을 이장의 대답은 단순명료했다. “마이 맥여야지~”. 마을 이장은 구성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경제라는 것을 간파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현재 국내 경제 상황은 녹록치 않은 모습이다. 실제로 지난 6월 통계청에서 발표한 경제 관련 통계 12개 가운데 11개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 국정 지지율 하락 추이가 예사롭지 않다.
70%대의 고공행진을 해오던 탄탄한 지지율이 5주 연속 급락하며 이번 주 61.7%로 급락했다. 주 대비 하락률은 6.4%포인트로 취임한 뒤 주간 단위로는 이렇게 크게 떨어진 적이 없었다.
이같은 추세라면 60%대 벽이 무너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기대했던 북미회담도 진척이 더디다. 거침없던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단단히 제동이 걸리는 모습이다.
지지율의 급락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최저임금 논란 등 최근 경제 상황 영향이 크다. 조사를 진행한 리얼미터 역시 지지부진한 북미 협상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의 반발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생존 위기에 몰린 소상공인들이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의 당위성은 공감하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시장의 경고를 외면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모습이다.
최저임금 파동으로 현 정부 경제운용의 핵심인 ‘소득주도 성장’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지지율 하락이 그 대표적 신호다.
정부는 일자리를 늘려 가계소득을 높이고 소비를 촉진해 일자리가 더 많이 생기는 선순환을 기대했지만 현실은 정 반대다.
상황이 이와 같다면 경제정책 기조 전반을 재점검하고 시장의 흐름과 맥을 같이하는 쪽으로 방향에 대한 과감한 수정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잘못된 방향으로 들어선 것을 인지하는데도 모른척한다면 갈수록 목적지는 더 멀어질 뿐이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재정을 풀어서라도 일자리를 만들고 가계 소득을 늘리겠다고 하지만 근본적인 처방이 못된다는 건 정부 스스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소득주도 성장’이란 프레임에 갇혀 고집만 부리면 국정지지율은 더 떨어지고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소리없는 국민들은 간절히 원할 것이다. “많이 먹고싶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