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손준비금 일부’ 자본으로 인정...“자본확충 부담 덜어”
2017-10-20 서성일 기자
[파이낸셜리뷰=서성일 기자] 앞으로 은행권이 대출해 준 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적립해 두는 대손준비금 일부가 보통주 자본으로 인정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으로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이 하락할 수 있는 은행들은 자본확충 부담을 어느 정도 경감돼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2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위는 다음달 30일 까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은행법과 은행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내년 1분기 중 은행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은행권의 대손준비금 일부가 보통주 자본으로 인정해 주기로 결정되면서 국내 은행의 평균 보통주 자본비율이 1분기 결산 기준으로 0.9%p 상승할 것으로 금융위는 예상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씨티은행이 보통주 자본비율이 1.25p로 가장 많이 상승하고, 우리은행 1.21%p, 신한은행 1.19%p, 농협은행 1.13%p 등의 상승이 기대된다. 더불어 금융위는 은행법상 이익준비금 제도도 사실상 폐지하고 상법 기준에 맞추기로 했다.
또한 현행 은행이 겸영 업무를 하려면 다른 업권의 관계 법령에 따라 인허가를 받은 뒤 별도로 금융당국에 사전신고를 해야 했으나, 이번 개정안 입법 예고로 앞으로는 관계법에 따른 인가를 받았으면 별도로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
‘겸영 업무’는 은행이 창구에서 펀드·보험을 판매하거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투자일임업을 하는 것처럼 다른 금융업권 업무를 같이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외에도 은행들은 해외 법인·지점에 대한 은행의 투자규모가 크지 않은 경우, 즉 은행 자기자본의 1% 이하인 경우에도 사전신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뿐만 아니라 유가증권 투자 한도를 넘어도 예외가 인정되는 증권은 국채·통안채로 제한돼 있었지만, 앞으로는 예외 인정 범위가 지방채·특수채까지 확대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이 펀드를 팔 때 적용되는 재산상 이익 제한 규제가 은행법과 자본시장법에서 동시에 적용받는 일이 없도록 자본시장법에 따른 규제만 적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