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리콜 시행 앞두고 또 화재 ‘BMW 520d’...이유는?
2019-07-30 남인영 기자
[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잇따른 화재로 BMW가 디젤 차량 42개 차종의 기콜 조치를 발표한 가운데 또 BMW 520d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해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는 모습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9일 새벽 강원도 원주시 판부면 금대리 중앙고속도로를 주행 중이던 BMW 520d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날 사고를 더해 8개월 동안 발생한 BMW 차량 화재는 28건에 달한다.
지난 27일 BMW는 2011년 3월부터 생산된 디젤 차량(42개 차종) 10만6317대에 대한 리콜을 확정했다. 화재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디젤 엔진에 탑재된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모듈 결함으로 추정된다.
EGR은 질소산화물 배출을 줄이고자 디젤 엔진 차량에 장착되는 장치다. 원리는 질소의 산화반응에 필요한 온도를 낮추는 방식이다.
엔진에서 한번 연소된 배기가스는 EGR 모듈을 거쳐 다시 흡기밸브를 통해 연소실로 유입된다. 산소가 부족한 배기가스는 연소실 내 공기와 섞인다. 연료와 반응할 산소가 줄면 출력이 떨어지고 엔진 온도는 더 낮아진다.
배기가스에 포함된 이산화탄소는 연소 반응 중 발생하는 열을 흡수해 온도를 낮춘다. 산화반응에 필요한 온도를 낮춰 질소산화물 발생을 억제하는 장치가 EGR이다.
이때 순환 배기가스는 한번 냉각시켜야 하는데 리콜 대상 차량 EGR 모듈의 쿨러(냉각장치)에 결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대로 식지 않은 고온의 배기가스가 흡기밸브로 유입돼 플라스틱 재질 부품에 화재가 발생하는 식이다.
아울러 배출가스 양을 조절하는 밸브 오작동으로 고온의 배기가스가 더 새나간 것도 화재 원인으로 추정된다.
쿨러 결함은 냉각수 누수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누수 된 냉각수가 침전물 형태로 굳으면 또 다른 발화원이 될 수 있다.
화재사고가 520d에 집중되고 있어 해당 차량의 설계결함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연이어 발생한 28건의 차량 화재 중 19건은 520d에서 발생했다.
BMW 역시 EGR 모듈에 결함이 있는 것으로 보고 관련 부품을 최신인 7세 모델에 들어간 제품으로 교체하는 방법으로 리콜을 진행한다. 화재가 발생한 차량은 이전 모듈이 장착된 6세대 모델로 7세대에서는 사고가 없었다.
문제는 신형 EGR 모듈의 부품수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유사한 화재사고가 계속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최신 모듈과 관련 부품은 우리나라에서 생산되지 않는다. 이를 교체하려면 인접국가에서 부품을 공수해야 하는데 리콜 대상 물량만 10만여대가 넘어 단기에 확보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모듈 및 부품 교체에 필요한 시간과 BMW 서비스센터의 정비 능력도 감안해야한다. 리콜 서비스는 전국 61개 BMW 서비스 센터에서 진행된다.
제품 교체와 시스템 업그레이드에는 최소 3시간 이상이 필요하다. 필요 부품이 모두 있다하더라도 10만대 이상 차량의 리콜이 완료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다음달 20일부터 리콜이 순차적으로 시행되더라도 화재사고에 대한 불안감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추가 화재사고가 발생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BMW에 따르면 BMW 5시리즈(BMW 520d)는 국토교통부 주관의 2017 신차안전도 평가(KNCAP)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또한 지난 2013년 안전도 평가 종합등급제 시행 이래 역대 최고 점수인 99.1점을 기록하며, 평가대상인 11개 차종 중에서 가장 높은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2008년 수입차가 신차 평가 프로그램에 포함된 이후 최우수상을 수상한 최초의 수입차로 기록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