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성 보험, 저금리 기조에 “보험사들 골머리”
2017-10-21 서성일 기자
[파이낸셜리뷰=서성일 기자] 저금리로 기조가 계속되는 가운데 역마진 우려에도 불구 보험사의 저축성 보험 의존도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5개 생명보험사들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저축성 보험이 전체 수입보험료 가운데 40.7%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록 지난해 같은 기간 41.7%에 비해 1%p 감소하긴 했지만 일부 보험사는 여전히 저축성 보험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저축성보험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교보라이프플래닛으로 6월말 기준 무려 84.1%에 달했다.
이어 KB생명(81.4%), NH농협생명(79.7%), 하나생명(78.5%), KDB생명(63.8%), DGB생명(60.9%) 순으로 대부분 은행계 보험사의 저축성보험 비중이 비교적 높았다. 신한생명은 은행계 보험사 가운데 비교적 낮은 수치인 45.9%를 기록했다.
반면 대형 생보사의 저축성 보험 비중은 한화생명(38.2%), 교보생명(27.7%), 삼성생명(27.4%) 순으로 비교적 낮은 편이다.
한때 저축성보험은 보험사의 효자 상품이었다. 최저보증이율, 비과세(10년 유지) 등 장점으로 고객 유입이 쉽기 때문에 보험사의 외형을 확대하는 수단으로 활용됐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역마진 위험을 키우는 존재가 되고 있다. 게다가 부채의 시가평가를 핵심으로 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이 적용되면 저축성보험은 계약과 동시에 부채로 인식된다. 저축성보험 판매가 증가한 만큼 책임준비금을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부터는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으로 저축성 보험의 원금보장 시점이 만기에서 보험료 납입 기간으로 변경된다. 즉 5년 납입, 10년 만기 상품에 가입하면 5년간 보험료를 납입하고 해지하면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 이때문에 대부분의 생보사들은 저축성 보험 비중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의 경우 저축성 보험 비중이 6월말 기준으로 전년 대비 29.2%p 감소하며 가장 큰 폭의 감소율을 자랑했다. 대형사 가운데 삼성생명과 교보생명도 전년보다 각각 6.1%p와 1.4%p 감소했다.
하지만 비중을 늘린 보험사도 있다. 동양생명의 경우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된 후 저축성 보험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6월말 기준 전년 대비 17.7%p 증가해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KDB생명도 13.4%p 상승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으며, 한화생명과 KB생명도 각각 5.7%p, 0.1%p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