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부담’ 정부의 선택은?...‘차등 적용’ 대신 ‘차등 지원’ 검토
2019-08-03 이성민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정부가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해 달라는 사용자단체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대신 부담이 큰 영세 업종에 차등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3일 이성기 고용노동부 차관은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을 통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향이 큰 업종에 대한 차등 지급 등을 관계부처와 협의해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해 달라는 사용자단체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대신 업종별 차등 지원으로 부담을 완화해 주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정부는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임금을 받는 노동자 비율을 뜻하는 최저임금 미만율과 업종별 영업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저임금 인상 부담이 큰 업종 위주로 지원을 강화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차관은 “내년에도 일자리안정자금을 지속 지원할 계획”이라며 “국회 의견에 따라 3조원 범위 내에서 최대한 지원하되 현장 의견수렴 및 관계부처 협의 등으로 방안을 구체화해 조속한 시일 내에 예산안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일자리안정자금은 월급 190만원 미만을 받는 노동자를 고용한 30인 미만 사업장에 정부가 근로자 1인당 13만원을 지원하는 제도다.
일자리안정자금 차등 지급은 경영계가 요구해온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 적용에 대한 대안으로 볼 수 있다.
최저임금은 모든 업종에 동일하게 적용하되 일자리안정자금 지원에 차등을 둬 최저임금 인상의 타격을 받는 업종의 부담을 줄인다는 것이다.
경영계는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많이 받는 16개 업종을 정부에 제시한 바 있다. 현재 운영중인 일자리안정자금의 업종별 지원 비중은 도·소매업(19.2%), 제조업(18.2%), 숙박·음식업(12.3%), 시설관리·사업서비스업(9.9%) 순이다.
이 차관은 “어떤 업종은 일자리안정자금을 더 주고 어떤 업종은 덜 주는 형태가 될 수 있다”며 “어느 정도 차이가 될지는 부처 간 협의 중인데 확정은 못 했다”고 전했다.
그는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영상 어려움이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며 “두루누리 등 사회보험료 지원, 근로장려금(EITC) 지원 확대 등을 통해 영세 사업주와 저소득 계층의 소득 보전 및 사회안전망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 적용 등 제도 개선 요구에 대해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노사정 사회적 대화의 틀로 논의할 수도 있고, 국회에 법률안이 발의돼 입법 과정에서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