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원유 수매價 4원 인상에 우유값 90원 올린 ‘서울우유’...왜?
2019-08-08 채혜린 기자
[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국내 1위 우유업체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우유 가격을 올리며 연쇄 인상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이달부터 축산농가에서 사들이는 원유 기본가격이 ℓ(리터)당 4원 오르자 소비자 판매가를 올린 것이다.
하지만 기본가를 고작 4원 인상한 것에 비해 판매가는 무려 2250%라는 천문적인 인상률을 보여 그 이유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는 오는 16일부터 소비자판매 가격을 리터당 90원 가격을 인상한다고 알려졌다. 인상률은 흰 우유 1리터 기준 3.6%다.
이에 대해 서울우유 측은 생산비용의 증가를 가격 인상 이유로 설명했다. 서울우유는 가장 최근 가격을 올린 것이 5년 전인 2013년이고, 그동안 물가 인상과 인건비 인상 등 다양한 비용 상승이 누적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서울우유의 대표 흰우유제품인 '나100%'는 현재 1000ml 기준 2470원(할인점 기준)이다. 이번 인상이 적용되면 2560원으로 오르게 된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2016년 원유 가격이 인하됐을 때 다른 유업체와 달리 흰우유 대표 제품의 가격을 40원에서 최대 100원 인하하는 등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번 가격 인상은 생산비용의 증가로 불가피하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번 우유 가격 인상은 지난달 낙농협회와 유가공협회가 원유수매 가격을 1리터당 922원에서 926원으로 4원 올리면서 예견됐던 일이다.
원유수매 가격은 낙농진흥회가 낙농가로부터 원유를 사들여 유가공업체에 판매할 때 적용하는 가격이다. 원유 비용 상승에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등으로 비용 부담이 커진 것도 가격 인상 요인이다.
하지만 낙농협회와 유가공협회가 원유 수매가격을 리터당 4원 올린 것과 비교해 서울우유가 우유제품 가격을 리터당 90원 인상한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쟁업체인 매일유업과 남양유업 관계자는 “가격인상 요인이 발생했지만 가격인상은 검토 중으로 아직 결정 난 것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이들은 “우유 생산비용에서 원유 수매가격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보통 원유 가격이 오르면 우유 제품 가격도 인상된다”면서도 “리터당 4원은 총 비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우유가격이 오르면 우유를 재료로 쓰는 식품의 가격도 오를 전망이다. 지난 2013년 원유 가격이 올랐을 때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등은 우유가 들어가는 제품의 가격을 잇따라 인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