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라는데...상반기 세수, 전년보다 19.3조 더 걷혔다”
2019-08-10 이성민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경기 불황에도 세수가 호황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국세 수입이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9조3000억원 더 걷혔다.
10일 기획재정부가 배포한 '2018년 8월 재정동향'에 따르면 올해 1~6월 국세수입은 157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9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국세수입이 전년 대비 12조3000억원 더 걷혔던 것과 비교된다. 올해 목표 대비 실적을 뜻하는 진도율은 58.6%로 전년과 비교해 3.7%p(포인트) 앞섰다.
3대 세목을 보면 상반기 소득세는 44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조4000억원 증가했다. 법인세는 7조1000억원 늘어난 40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소득세와 법인세 진도율은 60%를 웃돌았다. 부가가치세는 34조8000억원으로 1조7000억원 더 걷혔다.
특히, 6월 한 달만 살펴보면 국세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2조4000억원 늘었다. 전년과 비교한 월별 세수 증가 폭은 지난 3월(5조3000억원)을 기점으로 감소세다.
6월 소득세 수입은 7000억원 증가한 6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명목임금이 늘고 있는데다 지난 4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실시에 앞서 일시적으로 부동산 거래가 증가해서다.
6월 법인세는 2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000억원 증가했다. 중소기업 법인세 분납기한이 5월 말→6월 초로 변경하면서 세금이 더 걷혔다.
정부는 세수 호조를 근거로 보다 적극적인 재정 운용계획을 세웠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9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년도 총지출 증가율을 당초 목표였던 7%대 중반보다 높게 설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내년도 정부 예산을 10% 이상 증액 편성해달라고 한 더불어민주당 요청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부총리는 “고용 및 소득 분배 악화, 혁신성장 등 추가 지출 수요가 있어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며 “최근 세수 상황, 재정건전성 등 세입 측면도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내년도 총지출 증가율은 일단 9년 만의 최대였던 올해 수준(7.1%)을 웃돌게 된다. 여당 요구를 고려하면 정부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전년 대비 10.6% 늘렸던 2009년 수준에 버금갈 수도 있다.
1~6월 총수입과 총지출은 각각 243조8000억원, 247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3조5000억원 적자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기금을 제외해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25조5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통합재정수지,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은 전년 대비 각각 1조4000억원 늘었다. 정부는 적극적인 재정 운용에 따른 지출 확대로 적자 폭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말 기준 671조7000원이다. 국고채권(2조2000억원), 국민주택채권(1000억원) 증가로 전월 대비 2조6000억원 증가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세계경제 개선, 수출호조, 양호한 세수 여건 등은 긍정적 요인이나 최근 고용상황, 미·중 통상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며 “일자리·혁신성장 등 거시경제 활력 제고를 뒷받침하기 위해 적극적 재정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