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들썩이는 서울 집값과 박원순 시장의 옥탑방 살이

2019-08-23     정순길 기자
[파이낸셜리뷰=정순길 기자] 박원순 시장이 서울 강북구 삼양동에 위치한 옥탑방에서 한 달 간 생활하다 나오면서 강북 중심의 개발 정책을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공교롭게도 박 시장이 옥탑방에서 돌아온 이 시점에 서울 아파트 매매가가 7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 주간 변동률이 0.37%로 0.38%를 기록했던 지난 1월 22일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을 나타냈다. 특히, 강북지역의 경우 용산 마스터플랜의 영향으로 용산구가 0.45% 올랐고, 교통인프라 확충 호재가 있는 동대문구가 0.34%, 동북선 경전철 사업진행 이슈가 있는 강북구가 0.34%, 신분당선 이슈가 있는 은평구가 0.31% 각각 상승했다. 옥탑방 살이가 ‘쇼’라는 일각의 비판에 “말로만 하는 정치인과 다르다”고 맞받아친 박 시장은 임기 동안 강북 개발에 매진하겠다는 계획을 강조했다. 박 시장은 경전철 예정된 것 재정 투입해서 빨리 착공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청년들과 신혼부부들이 강북에 와서 잘 살수 있도록 교육, 문화, 예술인프라를 대폭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전철 조기 착공 등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사업에 관해서는 다른 지역개발 이익을 철저히 환수해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비이락(烏飛梨落)이라고 했던가. 문제는 이 같은 박 시장의 연이은 발언에 서울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박 시장의 발언만으로 집값이 요동친다는 것으로 몰아부칠 수는 없다. 이와 맞물려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공시지가 인상과 보유세 강화 방안도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시장 3선 연임에 성공한 박 시장. 언론에서 대권 도전 의지를 묻는 질문에 “아직 서울시장 당선증에 잉크도 마르지 않았다”며 일축하긴 했지만 ‘옥탑방 살이’ 행보 등은 강한 대권 의지를 보여주는 반증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높은 최저임금 인상률로 정작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은 소상공인들과 저임금 노동자 들이다. 박 시장의 행보가 서울 시민을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정작 부동산 시장이 요동친다면 피해를 입는 쪽은 서민들일 것이다. 향후 박 시장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진짜’ 서울 시민들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되돌아 보길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