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선언’ 비준 표결 처리 가능할까!
文 의장 시사에 한국당 ‘발끈’…야당 압박용 분석
2019-08-27 이정우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정우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4.27 판문점 선언’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에 대해 강조하면서 표결 처리 가능성을 시사하자 이를 반대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이 발끈했다.
문 의장은 지난 26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의 성공과 한반도 평화의 담보를 위해서도 그렇고, 국민적 염원도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비준 동의를 받아야 한다”며 “(야당을 설득하기 위한) 할 수 있는 최선은 다 하고 그래도 설득이 안 된다면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찬반 표결을 붙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의장이 ‘판문점 선언’에 대한 표결 처리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27일 문 의장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간 정례회동에서 “주말 뉴스를 보다보니 의장께서 남북정상회담 비준을 국회에서 강행 처리할 수 있다고 언급하셨던데 사실이라면 국회를 정쟁 싸움터로 끌고가려는 그런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며 “어떤 경우든 국회가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한 행정부 차원의 일에 곁가지가 되는 볼썽사나운 모습은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문 의장은 “야당은 야당다워야 한다. 견제가 첫째”라고 하면서도 “그러나 발목잡기, 딴죽잡기,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면 그게 야당인가. 모든 국민이 원하고 바라는 바가 있을 땐 같이 힘 합쳐서 극복해야 한다. 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문 의장은 “이 시대 정신이 남북문제, 촛불혁명문제 완성하는 것이라는 데에는 여아가 없다”며 “법제처의 유권해석에 따라 국회 비준을 받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시대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머리 맞대고 숙의하고 토론하고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야당도 협조할 땐 해줘야 한다. 가능하면 남북정상회담 전에 국회 비준을 해줘야 대통령이 국민들 합의 배경으로 당당하게 회담에 임할 수 있다”며 “그런 얘기를 했을 뿐”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정치권에서는 문 의상의 판문점 선언 표결 처리 시사에 대해 야당 압박용 발언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표결 처리까지 가기 위해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를 통과해야 하는데 위원장이 자유한국당 소속 강석호 의원이라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외통위를 통과하지 않더라도 의장 직권상정으로 본회의에 안건으로 올릴 수도 있지만 이 사안이 이런 부담을 질만한 것이냐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낮다.
따라서 3차 남북정상회담 전에 국회 비준 동의를 성사시키기 위한 문 의장의 의지 표현으로 봐야 한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