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기업 탐구생활] ‘캐시카우’ 아시아나항공...재무구조개선 순항 중이라는데...앞으로는?

2019-09-02     남인영 기자 이영선 기자
[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캐시카우’(cash cow, 수익창출원)인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들어 차입금을 큰 폭으로 줄여가며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모습이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이 올 들어 8개월간 차입금 가운데 8656억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올해 8월말 기준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유입 5122억원과 자산매각 등 구조조정을 통한 현금유입 5634억원 등으로 마련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이러한 효과로 단기차입금 비중을 50% 수준에서 약 30% 수준까지 20%포인트 감축하며 올해 차입금 감축목표를 조기달성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캐시카우’ 증명한 셈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의 재무구조 개선으로 이어진 결과를 낳았다. 아시아나항공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캐시카우’임을 재증명한 셈이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 차입금은 5조779억원이었으나, 올해 8월 말 현재 4조원 미만인 3조9711억원으로 총 1조1068억원이 줄었다. 이는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유입 7267억원과 자산매각 등 구조조정을 통한 현금유입 7794억원 등 총 1조5061억원의 자금을 확보해 차입금 상환재원으로 활용한 결과이다. 특히, 현금유입된 자금 대부분을 아시아나항공이 차지했다.

영구채 발행과 자회사 IPO 등으로 차입금 줄인다는데...

아시아나항공은 영구채 발행과 자회사의 기업공개(IPO) 등으로 차입금을 올해 연말까지 3조원 미만으로 축소시킬 계획이며,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 차입금도 3조7000억 원 미만으로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이 같은 아시아나항공의 계획이 현실화 될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다. 이는 최근 불거진 이른바 ‘갑질’ 논란으로 인한 이미지 추락과 영업활동 위축, 환율, 유가 상승, 신흥시장발 금융 불안 등 도처에 악재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영구채 발행 순항할까?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은 현재 BBB-를 유지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3분기 실적을 바탕으로 BBB 또는 BBB+로 한 등급 이상의 신용등급 상향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는 영구채 발행과 관련 중요한 사안이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에 대한 금융권의 신뢰는 이미 바닥이다. 시중은행 대부분이 금호아시아나에 대한 여신을 꺼리는 상황에서 일부 은행은 남은 잔금까지 모두 정리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기내식 대란과 잇따른 기체 결함, 박삼구 회장과 관련된 ‘오너 리스크’ 등 악재가 속속 불거지면서 향후 영업 전망도 불투명해진 탓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7월 24일 기자 간담회에서 “아시아나항공이 급격히 나빠지면 바로 들어가기 위해 열심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여기에 지난 6월 투자자모집에 실패해 영구채 발행도 무기한 연기되는 등 자구안 미이행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4월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고 총 2조4139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기로 한 만큼 지난 6월 초 9.5%의 고금리로 해외 영구채 발행(3억달러)을 추진했지만 투자자가 모이지 않아 불발됐다. 아울러 최근 기업재무평가에서 오너의 평판리스크를 반영하는 추세가 강화된 것도 우려 요인이다. 불안요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시아나항공의 평균 영업현금창출능력이 약 7000억원대에 달해 단기자금 소요에 대한 유동성 리스크는 높지 않을 것으로 신용평가사들을 내다봤다.

이미지 추락으로 자회사 IPO 흥행 여부 주목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에어부산과 아시아나IDT 등 자회사 IPO(기업공개)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자회사 IPO를 통해 유입된 공모자금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투입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은 연내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지난달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에어부산은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 LCC로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지분 46%를 보유 중이며, 그 외는 부산시(5.99%) 등 부산 지역 주주가 보유하고 있다. 또한 아시아나항공이 지분 100%를 보유중인 아시아나IDT도 지난 5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상태다.
예정대로라면 두 회사는 연내 상장을 마무리하겠다는 것인데 기내식 사태로 시작해 박 회장 갑질·비리 의혹으로 확대되면서 연내 증시 입성을 준비 중이던 자회사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은 상장예비심사 과정에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거래소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기업 매출의 안정성 뿐만 아니라 비재무적 요소인 경영 투명성과 독립성 측면을 포괄적으로 평가한다. 때문에 기업의 지배구조나 경영진의 구성 등은 심사과정에서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았다. IB(투자은행) 업계 한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반에 대한 신뢰도 악화로 이어지면서 계열사들이 상장을 추진하더라도 제 가격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아시아나IDT는 더욱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지난해에도 한 차례 상장을 추진했지만 때마침 터진 그룹 계열사인 금호타이어 매각 이슈로 상장을 자진철회 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일련의 사건들이 아시아나IDT나 에어부산 등의 회사 경영이나 독립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있는지는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지 확고한 아시아나항공

이 같은 시장의 분위기 속에서도 아시아나항공은 향후 영업활동현금흐름만으로 상환 및 조달이 가능한 재무구조의 선순환 기반을 마련하고 신용등급을 상향해 보다 원활하게 자금을 운용할 계획이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향후 매월 차입금 감축 등 재무구조개선 실적을 발표함으로써 그룹과 회사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하고, 시장과의 상호신뢰를 쌓아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와 함께 아시아나항공은 차입금의 규모 및 차입금 구조개선과 함께 내년 상반기까지는 K-IFRS 리스회계처리 변경시 차입금 및 부채비율 증가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도 그룹 재무 개선을 위한 고통 분담에 나섰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박 회장과 아시아나항공 임원들은 지난 상반기부터 임금을 자진 삭감하고 재무 개선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