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진단] 美中 무역전쟁 속 韓中 환율 긴밀한 동행

2019-09-04     서성일 기자
[파이낸셜리뷰=서성일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한화가 약세를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증시도 올해 들어 지속적인 부진에서 벗어 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원화와 중국의 위안화가 긴밀한 동조 관계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이목이 집중된다.

中 위완화 절하되니 한화도 동조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위안화는 무역전쟁의 영향으로 지난 6월부터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면서 달러화 대비 7% 이상 절하됐다. 같은 기간 원화와 국내 증시는 위안화와 중국 증시에 동조해 움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원화와 위안화 사이의 상관계수가 ‘1’에 가까워 질수록 코스피는 대체로 하락했다. 상관계수는 1에 가까워질수록 두 지수의 상관도가 높다는 의미다. 미국이 중국산 첨단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결정하자 중국의 통화가치와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동시에 한국도 중국을 따라 통화가치와 주가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글로벌 주식시장의 움직임은 미국과 해당 국가의 관계, 또는 무역전쟁으로 대부분 설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과 칠레의 주가지수 하락 폭은 큰 반면 대중 수출 의존도가 낮은 멕시코와 인도 주가는 크게 상승했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위안화가 신흥국 통화의 대표성을 갖추면서 원화와 위안화의 상관관계가 강해졌다”며 “최근 원·달러와 위안·달러는 1표준편차 밴드 내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과거보다 강한 동조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높은 상관관계 보이는 韓中 환율...긍정적이기만 한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여전히 현재진행중이다. 무역분쟁이 악화될 여지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원화와 위안화의 높은 상관관계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는 중국이 오는 10월에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국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재무부는 환율조작국 여부를 ▲대미 무역수지 200억 달러 이상 흑자 ▲GDP 3% 이상 경상수지 흑자 ▲GDP 2% 이상 외환시장 개입 등으로 콕 찝어 지정했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는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나라에도 무조건 적용할 수 있게 방침을 확고히 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올해 초 고점에서 10% 이상 하락해 횡보하고 있는 코스피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상관관계가 낮아져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 하락은 국내 요인이나 미국 때문이 아니고 중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 전쟁이 본격화하면서 나타난 현상인 만큼 중국과의 상관관계가 약해지면 상승할 기반이 마련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한국 원화는 1150원 수준에서 약세를 멈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양호한 스와프포인트(선물환율-현물환율) 때문”이라며 “현재 1년 후 원화와 달러화를 교환할 때 적용되는 스와프포인트는 1달러에 17원 수준이기 때문에 외국인들의 국내투자 유인이 높은 상태”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