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후 논의 합의…文, 비준안 못들고 방북
민주당 “논의 더 필요” 한국당 “실질적 진전 이뤄지면”
2019-09-10 이정우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정우 기자] 여야가 4·27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안’을 오는 18일 남북정상회담 이후 논의키로 합의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방북길에 이를 가져가지 못하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10일 문희상 국회의장과 정례회동에서 3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안 처리 여부를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홍 원내대표는 비공개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여야 간에 판문점선언에 대한 논의가 더 필요할 것 같다”며 “(청와대가 11일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을) 국회로 보내오면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충분히 논의하고, 3차 (남북)정상회담이 끝난 후 결과를 보면서 더 논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간 3차 남북정상회담 전에 국회가 비준동의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했던 민주당은 이날 오전까지 3차 회담 전 처리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3차 남북정상회담에) 비준된 동의안을 가져가면 훨씬 더 신뢰 있는 회담이 될 수 있다”며 “일부 야당에선 여전히 (비준동의를) 반대해 더 설득하고 대화를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전날부터 (비준동의안 처리 문제에 대해) 야당이 험하게 비판하고 (있는데) 정쟁으로 가면 정상회담 앞두고 별로 좋지 않다. 그래서 내가 (3차 회담 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면서 “(여야는) 3차 회담을 앞두고 있고 어려운 상황에서 정쟁화하지 말자는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기 전까지 비준동의안 처리가 불가능하다고 밝혀온 한국당은 기존의 입장을 재차 밝혔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통해서 (북한) 핵 폐기에 대한 실질적인 진전을 이뤄내면 국회 차원에서도 상당히 심도 있는 논의를 해서 뒷받침을 하겠다”며 “비준동의안으로 불필요한 정쟁을 서로 안 하기로 뜻을 모은 부분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위원장도 4.27, 6·12 이후 실질적인 진전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담보하고 국제사회와 국민의 공감대가 이뤄진다면 국회에서 무엇을 못하겠느냐”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정부가 제출한 비준동의안이 국회 외교통일의원회에서 논의가 잘 되면 3차 회담 전에 처리될 수도 있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이 회담 전에 합의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비준동의 대신 지지결의안의 우선 채택을 절충안으로 제시한 바른미래당은 다만 회동의 핵심 현안인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교착 상태에 빠진 한반도 비핵화 논의에 힘을 보태는 일환으로 국회에서 결의안을 먼저 채택을 하고 그 이후에 여러 가지 사정과 비핵화 진전 상황을 보면서 판문점 비준동의안을 처리하는 게 낫겠다"라고 제안했다.
한편 여야 원내대표와 문희상 국회의장은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아꼈다.